수유 원피스, '그날' 레깅스.. 언니들이 해냈어!
레깅스 마니아 김지영(35)씨는 집에서는 물론, 장 보러 갈 때나 친구 만날 때, 등산 갈 때도 레깅스를 챙겨 입는다. 몇 년 전만 해도 남들 눈치보며 왠지 부끄러워 꺼렸는데, 일단 익숙해지니 너무 편해 벗을 수가 없다. 여성들의 민망한 Y존을 가려준다는 레깅스가 등장한 이후 발걸음도 더 위풍당당해졌다. 코로나 사태로 넉넉해진 몸매에 ‘고무줄 바지’가 필수라는 요즘, 잘 늘어나면서도 탄성 있게 몸매를 잡아주니 이만한 게 없어 보였다. 하지만 1년 365일 레깅스만 입을 것 같은 그녀도 레깅스를 벗는 날이 있다. 바로 ‘그날’이다. 레깅스 차림에 ‘앞태’ ‘뒤태’ 여간 신경 쓸 게 많아 저절로 포기하기 일쑤였다.
여자들 고민을 경험해본 ‘언니들’이 풀어준다. 최근 아디다스가 선보인 ‘테크핏 우먼스 디데이 타이츠’는 말 그대로 그날에도 불안하지 않게 추가 보호막 등을 덧댄 레깅스다. 해외에서 ‘요가복계의 샤넬’이라 불리는 룰루레몬은 물론, 국내 브랜드인 안다르, 젝시믹스 등이 ‘웍슬레저(워크+애슬레저)’ 분야를 개척하며 여성들의 지지를 받은 데 이어 ‘생리혈’까지 관리하는 제품이 나온 것이다. 전 세계 여성들의 4분의 1이 ‘생리혈이 새는 걱정 때문에 청소년기에 운동을 그만둔다는 통계 등을 바탕으로 연구가 이뤄졌다. 여성 운동 선수와 생리주기에 대해 광범위하게 연구한 스포츠 연구 과학자 조지 브륀벨스 박사는 외신에서 “‘생리' 같은 자연스러운 현상을 터놓고 말하기 부끄러워 하거나 타인들과 공유하기 불편한 주제로 여기는 사회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정신적·신체적 능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니들’이 활약하는 건 임신·출산 등 분야에서 더욱 눈에 띈다. 2000년대 중반 ‘D라인’이란 신조어가 등장하고, 만삭 사진 촬영 등이 인기를 끌면서 펑퍼짐한 임부복 대신 활동적이면서 패션성도 높인 기능성 의류가 등장했다. 특히 최근에는 출산을 한 뒤에도 입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임산부 패션’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지난해 임부복 ‘M컬렉션’을 선보인 나이키는 ‘어머니야말로 최고의 지구력을 가진 운동선수’라는 모토를 내세웠다. 임신 혹은 출산한 운동선수 30명 정도가 직접 입어보며 디자인 조언을 했다. 데이터 15만개로 실험하여 신축성, 편안함 등을 강조하며 배 위에 입을 수 있는 레깅스, 수유가 쉬운 브래지어 등을 선보였다. ‘엄마가 만든 아기띠’로 해외에서 더 유명해진 육아용품 회사 ‘코니바이에린’은 출산 이후 늘어난 골반과 복부, 가슴 변형 등을 고려했다. 임이랑 대표를 비롯해 임신·출산을 겪은 여성들의 체험을 바탕으로 수유구가 눈에 띄지 않게 제작하면서 일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는 원피스 스타일 의상을 내놓아 인기다.
여성들이 겪는 임신·출신·폐경 등은 AI 등 최신 기술과 맞물려 ‘펨테크(femtech)’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펨테크’란 여성(female)과 기술(tech)의 합성어로 여성의 신체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 기술·상품·서비스를 포괄한다. 최근 미(美) 포브스가 ‘펨테크 분야 주목할 만한 글로벌 여성 창업자 스타트업 52개’ 중 하나로 선정한 ‘블러시’는 센슈얼(sensual·관능적인) 오디오 스토리'를 내세워 ‘여성들의 성(性) 복지’를 강조한다. 미 하버드대 박사 과정 최자영씨를 비롯해 구글, 아마존, 보스턴 컨설팅 출신인 한국인 여성들이 모여 올 초 선보인 서비스다. 전문가 칼럼 등을 통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성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산부인과 여의사를 통해 각종 부인과 질환같이 남들에게 쉽게 터놓기 힘든 고민을 상담해주기도 한다. 미 포브스는 “폐경, 유전 질환, 여성 직원들의 출산율 문제 등 이전에는 상대적으로 경시됐던 펨테크 분야가 2026년까지 1조700만달러(약 11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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