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기만 한 SNS속 신혼부부 대신 '찐 신혼기' 에세이로

김은비 2021. 6. 29.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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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들어가 '신혼 신혼부부 신혼일상'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외국 호텔을 방불케 하는 신혼집 인테리어와 아기자기하게 차려진 식탁, 꽃밭에 둘러싸여 다정한 포즈를 취한 신혼부부의 사진이 수만 장 떠오른다.

끝없이 이어진 행복한 신혼부부들의 모습을 보며 '부부싸움은 우리만 하는 건가?' '다들 알콩달콩 잘만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답답한 걸까?' 하는 생각을 해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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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가 피곤해 결혼했더니
김수정│264쪽│마인드빌딩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신혼 신혼부부 신혼일상’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외국 호텔을 방불케 하는 신혼집 인테리어와 아기자기하게 차려진 식탁, 꽃밭에 둘러싸여 다정한 포즈를 취한 신혼부부의 사진이 수만 장 떠오른다. 끝없이 이어진 행복한 신혼부부들의 모습을 보며 ‘부부싸움은 우리만 하는 건가?’ ‘다들 알콩달콩 잘만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답답한 걸까?’ 하는 생각을 해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SNS속 행복해 보이기만 한 신혼부부들에 맞서 결혼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은 책이 출간됐다. 프리랜서 예능 홍보인이자 칼럼니스트인 김수정씨가 쓴 ‘데이트가 피곤해 결혼했더니’(마인드빌딩)이 그것이다. 결혼을 후회해서는 아니다. 누군가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뭐냐고 물으면 망설임 없이 결혼이라고 답할 것이고, 남편이 싫어서는 더더욱 아니다. 다만 저자는 “결혼은 희로애락이 짙어지는 일”이라며 “결혼 앞에서는 행복도 슬픔도 분노도 즐거움도 모두 곱절이 되는데,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만만치 않은 신혼생활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실마리가 보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라며 책 집필 이유를 밝힌다.

“데이트가 귀찮아서 결혼했다”고 당당히 밝히는 저자는 막상 결혼하고나서 예상치 못한 감정들을 맞닥뜨리게 됐다. 택배 뜯다가 가출하고, 싱크대 앞에서 친정엄마가 떠올라 대성통곡했던 나날들. 눈만 마주쳐도 좋은 남편이 갑자기 김치 씹는 소리조차 싫어졌던 날, 깨소금 향기가 폴폴 나도 모자랄 신혼생활에 이따금 밥 타는 냄새 같은 순간이 들이닥칠 땐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새롭게 느낀 감성과 순간에 대해 저자는 차분히 풀어낸다. 10년 가까이 영화 담당 기자로 글을 썼던 저자인만큼 경험도 흥미롭게 풀어낸다.

어디서도 쉽게 말하지 못한 일상 속 사소한 아픔도 속 시원히 다룬다. 결혼하고부터 저자는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 뒤로 ‘결혼하더니 달라졌네’, ‘남편이 잘 안 해주나 보네’, ‘결혼하더니’라는 선입견이 쫓아올까 봐 모든 행동이 조심스러워졌다고 고백한다. 집 안에서는 쏟아지는 신혼살림 택배 박스를 뜯다 남편의 퉁명스러운 한 마디로 시작된 부부싸움부터 가출까지 미묘한 감정이 담겨있다.

결혼의 달콤함과 어려움을 책 속에 온전히 털어놓고 저자는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털어놓으며, 마찬가지로 결혼이라는 단어 아래 어찌할 바 모른 채 외로워하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김은비 (deme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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