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칼럼] '중국의 꿈' vs '한국의 꿈'

박영서 2021. 6. 29.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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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논설위원
박영서 논설위원

중국 공산당이 7월 1일 창당 100주년을 맞이한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했다는 '훈장'을 내걸고 100주년 축하행사가 거국적으로 열릴 것이다. 이미 '중국공산당 역사전시관'이 개관했고 베이징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선 에어쇼 등 대규모 축하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모든 행사가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당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계바늘을 되돌려보면 중국 공산당 100년의 여정에는 '꿈'이 있었다. 공산당 지도자들은 제각기 '중국의 꿈'을 내걸고 거대한 나라를 이끌어 왔다. 1950년대 말 마오쩌둥(毛澤東)에 있어 '중국의 꿈'은 영국과 미국을 따라잡는 '초영미'(超英美)였다. 대약진운동을 시작하면서 마오쩌둥은 15년 내 영국을 따라잡고, 다시 20년 안에 미국을 따라잡겠다고 호언했다. 농·공업 증산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했지만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이후 문화대혁명을 발동한 마오쩌둥은 최대 정적 류사오치(劉少奇)를 제거하고 절대적 권위를 확립했다. 그러자 새로운 꿈을 내걸었다. 미·소 양 진영에 대항해 아시아·아프리카 신생국들을 '제3세계' 또는 '비동맹 국가'로 정리하며 이들의 '맹주'가 되겠다는 꿈이었다. 제갈공명의 '천하 3분(三分)론'을 벤치마킹한 전략이었다. 이는 중국 외교의 기본전략이 됐다.

1976년 9월 9일 마오쩌둥이 사망하자 등장한 덩샤오핑(鄧小平)은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꿈을 제시했다. 선부론(先富論)이 제창됐고 국민들은 '쥐 잡는' 고양이를 지향했다. 선부론은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 됐다. 덩샤오핑 노선을 이어받은 장쩌민(江澤民)의 꿈은 중국 자본의 '저우추취'(走出去·해외진출)였다. '차이나 머니'는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 각국에 뿌려졌다. 강력해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중국이라는 존재를 확인시켰다.

이어 등장한 후진타오(胡錦濤)는 '허셰(和諧) 사회'를 내걸었다. '허셰'는 조화(調和)라는 뜻이다. '허셰 사회'는 빈부격차를 줄이고 지역 불균형을 없애며 민족·종교 간 갈등과 모순을 해소해 모든 사람이 조화롭게 사는 사회를 말한다. '허셰 사회'가 제창되는 가운데 2008년에 베이징올림픽이, 2010년에 상하이엑스포가 성공리에 개최됐다. 중국은 본격적인 비상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그런 중국을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로 시진핑(習近平)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진핑은 2012년 11월 열린 18차 당대회에서 총서기에 선출됐다. 그는 첫 전후(戰後) 태생의 지도자였다. 하지만 강한 지도자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시진핑은 장쩌민과 그 최측근인 쩡칭훙(曾慶紅)의 지원으로 정상에 올랐기 때문에 장쩌민의 '괴뢰'에 불과할 것이라고 얘기됐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시진핑은 단기간에 권력을 집중시켜 나갔다. 2012년 12월 '팔항규정'(八項規定)이라는 독직 추방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다음해 3월 국가주석으로 취임하자 장쩌민파 주요 인사들을 줄줄이 실각시켰다. 저우융캉(周永康), 쉬차이허우(徐才厚) 등이 부패 딱지를 달고 감옥에 갔다. 그 다음 타도 대상은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인사들이었다. 공청단 계파의 유력자들은 줄줄이 무력화됐다. 후진타오의 최측근이었던 링지화(令計劃) 전 중앙판공청 주임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공청단계의 대표주자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갈수록 위상이 희미해지면서 실권(失權)했다. 리 총리를 대신해 경제사령탑이 된 인물은 류허(劉鶴)였다. 그는 시진핑의 베이징 101중학 동기다.

이렇게 권력과 권위를 강화하면서 시진핑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궈멍'(中國夢)을 외치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강대국 중국을 만들겠다는 꿈이다. 이는 '강한 중국'의 미래이자 더욱 공고해지는 '시진핑 권력'의 미래이기도 하다.

중국 공산당은 위기상황을 맞을 때마다 '중국의 꿈'을 이야기하며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 꿈을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다. 이런 중국을 대하면 '한국의 꿈'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무엇보다 차기 대권주자들이 '대한민국의 꿈'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을 지 궁금해진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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