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문자옥

파이낸셜뉴스 2021. 6. 2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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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옹정제 때였다.

한자는 표의문자, 즉 뜻글자다.

옹정제의 고사에서 보듯 후자에서 문자옥(文字獄)이란 말이 유래했다.

성명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우리가 아는 홍콩은 변했으며 문자옥이 이미 강림했다고 강조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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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민주 언론들이 중국 당국의 통제로 존폐의 기로에 섰다. 사진은 지난 24일 홍콩 시내의 한 신문 가판대에 폐간되는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마지막 판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광경. /사진=뉴시스
청나라 옹정제 때였다. 한림관 서준이 황제에게 올린 글에서 '폐하(陛下)'의 '폐(陛)' 자를 실수로 '폐( )' 자로 썼다. 이 때문에 노한 옹정제에 의해 파면돼 뒷조사까지 받았다. 그의 시에서 '청풍(淸風)은 어이하여 어지럽게 책장을 번지는가'라는 구절이 나오자 조정은 '청풍'이 청을 빗댄 말이라고 덮어씌워 그를 처형했다.

한자는 표의문자, 즉 뜻글자다. 동음이의자 등을 써 은밀한 뜻을 드러내는 문장을 작성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실제로 전제군주 비판에 널리 사용되기도 하고, 반대로 황제들은 이를 제멋대로 해석해 '미운털'을 제거하기도 했다. 옹정제의 고사에서 보듯 후자에서 문자옥(文字獄)이란 말이 유래했다. 즉 자신이 쓴 문장이 꼬투리 잡히는 바람에 억울하게 화를 입는 일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홍콩의 비영리 독립매체인 입장신문(立場新聞)이 중국 정부의 압박으로 존립 위기를 맞았다는 소식이다. 28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 매체는 지난 5월 이전 게재한 칼럼 등을 당분간 모두 삭제하고 후원금 모금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반체제적 언행을 단속하는 홍콩보안법에 적발될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 이는 반중 성향 빈과일보가 지난 24일 자진 폐간한 데서 보듯 홍콩의 언론 자유가 바람 앞의 등불이란 애기다. 입장신문 측도 이런 위기감을 숨기지 않았다. 성명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우리가 아는 홍콩은 변했으며 문자옥이 이미 강림했다고 강조할 정도로.

물론 중국의 과도한 언론통제는 홍콩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시진핑 주석의 5세대 지도부는 대륙의 인터넷 통제에 주력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활성화로 인민들의 억눌린 욕구의 분출을 우려하면서 '만리방화벽'(만리장성+방화벽)이란 검열시스템까지 가동 중이다. 이처럼 문명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 언제까지 가능할진 모르지만….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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