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삼성전자, 한국·베트남서도 재생에너지 100% 사용하라"

최우리 2021. 6. 2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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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베트남, 삼성전자 사용 전력 80% 이상 차지
"전 세계 탄소국경세 도입 검토, 대비해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의 외부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전환 사업에 대해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한국과 베트남에서도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전력 82%를 사용할 정도로 사업장이 많은 국가들이지만 이들 사업장에서의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수립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미국과 중국, 유럽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100%가 재생에너지라고 발표했는데, 그린피스는 이 역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적은 방법을 이용한 ‘눈속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달성 현황 및 한계를 분석한 ‘삼성전자 100% 재생에너지 로드맵’ 제목의 보고서를 29일 펴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8년 미국·유럽·중국 시장에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밝혔고 지난해 이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재생전기(Renewable Electricity) 100% 사용’의 약자인 RE100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국제 캠페인이다. 국제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의 올해 4월 조사 결과 RE100에 가입한 전체 기업은 전세계 총 302곳이나 된다. 삼성전자는 아직 이 캠페인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미국이나 유럽·중국에서는 재생에너지만 사용하고 있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그린피스는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대부분의 사업장이 있는 한국과 베트남에서는 삼성전자가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조차 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기업들이 RE100에 참여하는 이유는 탄소국경세 도입 검토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기업에 관세를 물리겠다는 각 국 정부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그린피스는 삼성전자의 외국에서의 재생에너지 사용 성과가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달성한 재생에너지 전환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적은 방식의 비중이 높았다. 2019년 기준 녹색요금제(한국전력같은 판매사업자로부터 REC나 재생에너지를 구입)와 REC(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회사가 발급하는 인증서) 구입 등이 전체 88%나 되기 때문에 실제로 삼성 쪽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삼성이 지난해 이후 미국·중국·유럽 시장에서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지속할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그린피스는 “삼성은 처음부터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부족하고 정책적 장벽이 높다는 이유로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에서 한국과 베트남을 제외했다”며 “삼성의 기후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과 베트남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100% 전환 달성 △제조 공급망(기존 및 신규 협력업체) 우대 계획을 포함해 100% 재생에너지 목표 수립 등을 요구했다.

보고서 저자인 이현숙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 프로그램 국장은 “자사 전력 사용량의 82%를 차지하면서도 기후변화에 취약한 한국과 베트남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세우고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그린피스 보고서를 확인한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담당자는 “미국이나 중국, 유럽의 기준대로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한 것이 맞다. 다른 기준으로 구분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온실가스 감축 성적이 저조하다는 그린피스 주장을 반박했다.

또 이 담당자는 “보고서를 오늘에야 봐서 그린피스 쪽 주장이나 수치에 대해 확인해드릴 수 없다”며 “국내외 정책과 인프라 준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을 수립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기흥 사업장에는 2019년에 1.5㎿ 규모의 설비를, 평택 사업장 주차장에는 2020년에 0.4㎿에 달하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미국과 중국에서는 지난해 3559GW의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갈무리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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