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확인 드론이 잠실운동장으로"..서울 상공에 '테러 드론'이 뜬다면

조해람 기자 2021. 6. 2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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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서문주차장에서 서울경찰청과 민,관,군 6개 기관이 참여한 ‘드론테러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테러 훈련 시범’이 열리고 있다. / 이준헌 기자


“미확인 드론이 종합운동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경찰들이 바삐 무전을 주고받는 사이, 수상한 드론 한 대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으로 접근했다. 급히 달려온 경찰특공대 군용차량에 올라탄 특공대원 두 명이 하늘을 향해 총을 쏜다. 드론의 주파수를 교란하는 ‘재밍 건’이다. 재밍 건에 맞은 드론은 비틀대다가 주차장으로 맥없이 떨어졌다.

드론 테러에 대비한 모의훈련이 29일 잠실종합운동장 서문주차장에서 열렸다. 서울경찰청과 서울소방재난본부, 수도방위사령부, 환경청, 한세대 등 민·관·군 6개 기관은 이날 ‘드론 테러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현장지휘관 교육 및 합동훈련’을 열고 드론테러 상황을 가정해 모의훈련했다. 대테러 관계 기관 소속 90여명과 서울 일선 경찰서 경비과장들이 참여한 훈련은 자폭 드론 공격, 화생방 드론 공격, 인질극 등 3가지 시나리오로 진행했다.

훈련은 각종 드론과 군·경 차량, 연막탄 등을 이용해 실제 상황과 유사하게 진행됐다. 자폭 드론이 잠실종합운동장을 향해 다가가자 큰 폭발음과 함께 붉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차량을 타고 도착한 112타격대 10여명이 부상자 주변에 신속하게 폴리스라인을 쳤다. 현장지휘본부의 지휘하에 소방차가 달려와 화재를 진압했고, 경찰특공대 탐지견이 테러리스트가 이용한 승용차에서 폭발물을 발견했다. 40kg 방폭복을 입은 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반(EOD)이 물사출분쇄기를 폭발물에 대자 큰 폭발음과 함께 폭탄이 터졌다.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서문주차장에서 서울경찰청과 민,관,군 6개 기관이 참여한 ‘드론테러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테러 훈련 시범’이 열리고 있다. / 이준헌 기자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서문주차장에서 서울경찰청과 민,관,군 6개 기관이 참여한 ‘드론테러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테러 훈련 시범’이 열리고 있다. / 이준헌 기자


관계 기관들은 화생방 상황에서도 합을 맞춰 대응했다. 재밍 건으로 추락시킨 드론에서 겨자가스(몸에 닿으면 수포 등을 일으키는 화생방 가스)가 배출되자 환경청, 경찰특공대, 소방 특수구조단, 수도방위사령부 화생방대대가 돌아가며 화생방 물질을 탐지·조사하고 제독차량을 이용해 제독했다. 인질극 상황에서는 경찰이 역으로 드론을 이용해 건물 내·외부를 수색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드론 테러 사례가 늘고 있다. 2019년 9월 예멘 후티 반군은 폭발물을 탑재한 드론을 이용해 사우디아라비아 정유 시설 두 곳을 공격했다. 지난 27일 인도령 카슈미르 공군기지에서도 폭탄 탑재 드론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있었다.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은 “국제적으로 드론 등을 활용한 신유형 테러 사건의 발생에 따라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번 훈련에서 논의된 사안을 향후 치안정책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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