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전기 금속유물 무더기 출토 미스터리..왜 묻은 걸까(종합)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예상치 않게 발견된 조선 전기 금속활자와 물시계 부속품으로 추정되는 동제품, 천문시계 부품, 조선시대 화포인 총통(銃筒), 동종(銅鐘)의 공통점은 모두 금속 유물이라는 사실이다.
2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금속활자와 물시계 부속품 추정 유물만 도기 항아리에 담긴 채로 발견됐고, 상대적으로 큰 나머지 유물은 주변에서 출토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예상치 않게 발견된 조선 전기 금속활자와 물시계 부속품으로 추정되는 동제품, 천문시계 부품, 조선시대 화포인 총통(銃筒), 동종(銅鐘)의 공통점은 모두 금속 유물이라는 사실이다.
2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금속활자와 물시계 부속품 추정 유물만 도기 항아리에 담긴 채로 발견됐고, 상대적으로 큰 나머지 유물은 주변에서 출토됐다.
활자를 제외하면 모두 일정한 크기로 부러뜨린 채 묻은 것으로 확인됐다. 활자 중 일부는 불에 타 엉겨 붙어 있는 상태였다.
발굴조사를 맡은 수도문물연구원 오경택 원장은 "조사 중에 도기 항아리를 보니 금이 나 있었는데, 조각이 떨어지면서 공깃돌 같은 파편 두세 개가 떨어졌다"며 "세척해 보니 금속활자여서 항아리를 통째로 연구원 수장고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유물이 나온 지점은 종로2가 사거리, 탑골공원 서쪽이다. 종로 뒤편에 있는 작은 골목인 피맛골과 인접한 땅이다.
이곳은 조선 전기까지 한성부 중부 8방 중 하나로, 경제·문화 중심지인 견평방(堅平坊)에 속했다고 한다. 주변에는 관청인 의금부와 상업시설인 운종가가 존재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유물이 확인된 곳의 유구(遺構·건물의 자취)는 고고학적으로 큰 의미를 둘 만한 장소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오 원장은 "건물터 형태를 보면 매우 특이하다"며 "관(官)이 지은 건물은 아닌 듯하고, 서울 시내에서 당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주택의 일자형 혹은 ㄱ자형 창고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습한 유물이 일반 민가에서 소유할 만한 물건은 아니라는 점에서 출토 위치가 상당히 미스터리"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유물 매장 상황을 봤을 때 누군가가 금속품을 모아 고의로 묻었고, 나중에 녹여서 다른 물건으로 만드는 '재활용'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오 원장은 "도기 항아리를 기와 조각과 작은 돌로 괸 것을 보면 인위적으로 묻은 정황을 알 수 있다"며 "제작 연대를 알 수 있는 유물 중 화포인 소승자총통이 1588년에 만들어져 가장 늦은 편인데, 1588년 이후 어느 시점에 한꺼번에 묻었다가 잊혀서 다시 활용되지 못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는 "구리는 조선시대에도 비싼 금속이었다"며 "유물을 재화, 즉 값나가는 물건으로 인식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종로구 청진동·관철동 일대에서 조사를 하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발생한 16∼17세기의 문화층(특정 시대 문화 양상을 알려주는 지층)에서 제사용 그릇이나 총통을 일부러 묻거나 도망치면서 버린 듯한 흔적이 나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누군가가 유물을 모아서 폐기했을 수도 있다"며 "금속 유물을 무더기로 묻은 이유는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 ☞ 김재윤 전 의원 서울서 숨진 채 발견…추락사 추정
- ☞ '내 영혼은 한국인'…BTS 지민 닮으려 18번 성형한 영국남자
- ☞ '자고 가라' 여친 말 듣고 아파트 붕괴 피한 남성
- ☞ 택시까지 잡아타고 만취여성 쫓아가 추행한 학원강사 집유
- ☞ 비트코인 2조 부자, 바다서 익사…디지털 지갑 누구에게?
- ☞ 윤다훈 딸 배우 남경민 결혼…상대는 두 살 연상 동료 배우
- ☞ 몰카 찍은 '일베 7급 공무원', 임용 취소에 검찰 송치
- ☞ "성폭행당했다" 연락 후 추락사…범인은 동성 지인?
- ☞ 60cm 상수관 세척하다 폭우에 고립돼 숨진 노동자 놓고…
- ☞ 엑스터시 밀수입한 삼성전자 상무는 박지원 맏사위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어머니품 떠나 로씨야서 생일 맞는…" 사망 북한군의 손편지 | 연합뉴스
- 배우 한소희 모친,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로 징역형 집유 | 연합뉴스
- 부산 파출소서 경찰관 총상 입고 숨진채 발견 | 연합뉴스
- 고속도로 갓길 차량서 교회 목사 숨진채 발견…"범죄 혐의 없어" | 연합뉴스
- 이준석, 대권도전 시사…"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불가능" | 연합뉴스
- 한반도 밤하늘 다녀간 산타…루돌프 썰매타고 선물 2천만개 뿌려 | 연합뉴스
- 카자흐서 아제르항공 여객기 추락…"67명 탑승, 32명 생존"(종합2보) | 연합뉴스
- 성탄 전야에도 당첨자 못낸 美복권…다음번엔 1조7천억원 '잭폿' | 연합뉴스
- 크리스마스 기적…75년만에 친가족 만난 美입양 남성 | 연합뉴스
- 성탄절 새벽 만취 10대가 몰던 오토바이에 30대 치여 중태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