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윤석열 X 파일 코믹극

김세동 기자 2021. 6. 29. 11: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야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소위 '윤석열 X파일'을 놓고 벌이는 여야 간, 또는 야권 내부의 공방전이 초기의 긴장감이 사라지고 코믹극으로 바뀌고 있다.

야당 출신의 정치평론가가 지난 19일 윤석열 X파일을 입수해 봤는데, "(윤 전 총장이) 국민의 선택을 받기 힘들겠다" "방어하기 어렵겠다" "일찍 포기하는 게 낫다"는 등의 폭탄성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을 때만 해도 엄청난 파문이 일어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세동 전국부장

여야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소위 ‘윤석열 X파일’을 놓고 벌이는 여야 간, 또는 야권 내부의 공방전이 초기의 긴장감이 사라지고 코믹극으로 바뀌고 있다. 야당 출신의 정치평론가가 지난 19일 윤석열 X파일을 입수해 봤는데, “(윤 전 총장이) 국민의 선택을 받기 힘들겠다” “방어하기 어렵겠다” “일찍 포기하는 게 낫다”는 등의 폭탄성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을 때만 해도 엄청난 파문이 일어났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보좌관을 지냈고, 4·7 재·보궐선거 때 국민의힘 비전전략실 의원으로 활동했던 야권 인사가 너무도 단정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에 그 실체가 간단치 않으리라 짐작됐다. 하지만 장성철 씨가 이후 쏟아낸 발언들은 외려 그 파문을 금방 가라앉혀 버렸다.

결정적으로 장 씨가 파일 공개를 거부하고 파쇄했다고 하면서 대단한 내용이 있을 것으로 짐작됐던 파일이 사실은 공개하기 민망한 수준의 지라시일 것이란 추측에 힘이 실렸다. 또 그가 “파일은 정부 기관이 만든 것”이라고 하면서 사찰 의혹이 제기되자 5월 25일 “윤 전 총장의 수많은 사건에 대한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했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저에겐) X파일은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이어 “X파일은 인사 검증 과정에서 야당이 정리했을 것으로 추측되고, 검찰 선배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가장 정확히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하는 등 야권을 걸고넘어졌다.

한국 선거사(史)의 음습한 기억인 X파일이 이번엔 금방 코미디로 전락한 데는 ‘윤석열 때리기’에 급급한 인사들의 무리한 주장도 일조하고 있다. 홍 의원은 “검찰총장 출신이 비리 의혹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로, 정면 돌파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바란다”고 했고, 친문재인계 핵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이)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공개해 버려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해명을 듣고 싶으면, 공격하는 쪽에서 제대로 된 근거를 먼저 제시하는 게 이치에 맞는다. 봤다는 사람만 1명 있을 뿐, 정작 파일은 없는데(혹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윤 전 총장에게 해명하라고 촉구하는 건 상식 이하다.

장 씨 폭로 직후에 온라인상에 돌아다닌 파일은 내용이 조악하고 표현방식이 유치한데 대략, 윤 전 총장 장모와 사업을 함께하면서 피해를 당했다는 사람의 일방적 주장과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 제기됐던 것들의 재탕이다. 청문회 때 나왔던 사안들 가운데 컸던 게 윤 전 총장이 대검 중수부 과장 재직 때 측근인 윤대진 전 수원지검장 친형 뇌물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중수부 출신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정도다. 더구나 이 사안은 민주당이 적극 방어했던 것으로, 이제 와서 문제 삼기는 무리다. 장모 관련 사안은 대부분 윤 전 총장이 결혼한 2012년 3월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신빙성 있는 의혹이 나온다 해도 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워 보인다. 윤 전 총장을 공격하고 싶으면 그가 책임졌던 주요 사건 수사가 적절했는지, 평생 검사만 한 사람이 대통령을 할 수 있겠는지 등으로 타깃을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