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민 "연습생 6년 하다 트로트 했는데..'미스트롯' 이후 현실은 더 암울" (인터뷰)

이명구 2021. 6. 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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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와 계약 기간도 이제 얼마 남았는데... 앞이 보이질 않네요. 트로트 전성시대 라는데 현실은 그 전보다 더 힘든 것 같아요."

트로트 가수 4년 차, 올해 서른 한 살인 강자민.

아직 자신을 널리 알려야 하는 트로트 가수 강자민.

"약간의 춤과 함께 밝고 경쾌한 세미 트로트를 해왔어요. 이젠 30대니까 좀 더 편안한 트로트를 해보고 싶어요. 죽을 때까지 무대에서 부를 수 있는 노래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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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이명구 기자] "소속사와 계약 기간도 이제 얼마 남았는데... 앞이 보이질 않네요. 트로트 전성시대 라는데 현실은 그 전보다 더 힘든 것 같아요."

트로트 가수 4년 차, 올해 서른 한 살인 강자민. 그의 깊은 고민은 요즘 청년들이 절감하는 삶의 무게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마산의 딸' 강자민은 혈혈단신 가수의 꿈을 품고 서울로 왔다. 아이돌 연습생으로만 6년을 치열하게 보냈다. 무대에 서보긴 했으나 걸그룹 데뷔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연습생 때 주변에서 다들 내 목소리에 '뽕끼'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는 그런 소리가 달갑지 않았죠."

트로트는 도피처가 아니라 운명인지도 몰랐다. 무산된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절망의 끝에서 붙잡은 희망이 트로트였다.

"노래를 직접 녹음해서 보낼 수 있는 회사엔 다 보냈어요. 취업을 위해 이력서 돌리는 거랑 다를 바 없었죠. 한 곳이라도 연락 오기를 기다렸어요."  

우여곡절 끝에 2017년 미니앨범 '화풍난양'을 선보이며 트로로 가수로 데뷔했다. 타이틀곡 '들었다 놨다'를 비롯해 '흔들어 줘요' '당신이 필요합니다' 등 총 3곡을 담았다.

"가수의 운명은 노래 제목 따라 간다고 하잖아요.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흔들어 줘요' 해야 하는데... 분명 반응은 있었는데 확 불붙진 못했어요." 

기대감은 컸다. 장윤정, 홍진영의 계보를 이어갈 젊은 트로트 스타를 꿈꿨다. 트로트는 10년은 불러야 히트곡이 될 수 있다는 말처럼 인내심도 충분했다. '미스트롯'의 돌풍이 불기 전까지는.

"하필 결정적인 순간에 내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했을까요?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컨디션 난조였지만 총 12명의 심사위원 중 11명에게 하트를 받았어요."

단 한 개의 하트만 더 받았더라면? 강자민의 운명은 바뀔 수 있었을까. 다음 단계로 진출 할 수 있는 단 한 개의 하트를 누르지 않은 인물은 개그맨 박명수 였다. 

"박명수 심사위원은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다 제 탓이지만 지금도 불쑥 불쑥 그 순간이 떠오르곤 해요. 그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미스트롯'을 통해 송가인 등 새로운 트로트 스타들의 시대가 열렸다. 트로트의 신 황금기가 시작된 셈이었다. 역설적으로 강자민의 설 자리는 '미스트롯' 이전 보다 점점 줄어갔다.

"새로운 기회가 될 줄 알았는데 정말 힘들어졌어요. 게다가 코로나19 까지 덮치면서 진짜로 생계를 걱정해야 했죠. 노래 부르는 것 보다 다른 아르바이트 라도 구해야 하나 고민해야 할 처지였어요."

'무한긍정'으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었다. 강자민은 절치부심 지난해 9월, 3년 만에 신곡 '꼴깍꼴깍'을 내놨다. 자신처럼 힘들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힘내세요!" 라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신 날 때, 힘들 때, 슬플 때, 누구나 한번쯤 술 한잔 하잖아요. 술 한잔으로 위로 받는 인생을 노래하고 싶었죠. 그런데 한 방송국에서는 심의에 걸렸어요."

강자민 자신의 해석에 따르면 '아마도 음주문화 조장?' 때문 일 수도 있단다. 물론 절대 그런 의미의 노래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꼴깍꼴깍'은 '흔들어줘요'와 함께 올해 프로야구 'NC다이노스'의 새 응원가로도 쓰이고 있다.

"가사를 직접 개사 했어요. NC다이노스는 제 고향팀이니까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어요. 응원가로 쓰인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이죠."

아직 자신을 널리 알려야 하는 트로트 가수 강자민. 고생스럽지만 평생 직업으로 선택한 만큼 그만 둘 생각은 결코 없다. 

"약간의 춤과 함께 밝고 경쾌한 세미 트로트를 해왔어요. 이젠 30대니까 좀 더 편안한 트로트를 해보고 싶어요. 죽을 때까지 무대에서 부를 수 있는 노래라고 할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탓에 팬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트로트 무대는 아직도 거의 없다. SNS와 유튜브 방송만이 현재 강자민 스스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무대다.

"이제 트로트 4년 차, 10년 되려면 아직 6년 남았네요. 저만이 가진 '뽕필'의 매력을 누군가는 인정해 줄 날이 오겠죠.

브레이브걸스 멤버 중 한 명이 연습생 때 친구였거든요. 역주행 직전까지 둘이 모여서 밤새 암울한 미래를 주고 받았었는데... 저도 언젠간 역주행으로 한번 터트릴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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