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61] 팬데믹에서 피어나는 배려심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을 포함해 끊이지 않는 재해와 사고로 고통받고 있다. 고통과 희생은 사람들의 이기적 측면이나 공격성을 증가시킨다. 위기 상황에서 일어나는 생필품 사재기나 특정 인종이나 대상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 현상이 한 예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 마음을 자극해 ‘친철과 배려의 팬데믹’을 함께 불러일으켰다는 한 해외 심리학자의 주장이 흥미롭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고통스러운 사건이 가득하다. 고통의 순간에 이기적인 요소만 증폭됐다면 사피엔스라는 종의 생존은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이기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동시에 타인에 대한 희생적인 배려와 친절을 보이는 사람이 함께 존재한다. 이번 팬데믹 상황에서도 코로나 전쟁 현장에서 봉사하고 희생하는 이들이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원칙을 지키는 것도, 지친 동료의 어깨를 두드리며 커피 한 잔을 손에 쥐여주는 것도 배려이고 친절의 행동이다.
‘고통에서 피어나는 타인에 대한 배려(altruism born of suffering)’라는 심리 반응이 우리 인간성 안에 담겨 있다는 주장이 있다.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다. 이런 이타적 반응에는 놀라운 부작용이 함께 존재하는데, 나쁜 부작용이 아닌 좋은 부작용이다. 타인에 대한 이타적 반응은 나에게 건강을 선물한다는 것이다.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는 다른 사람을 도울 때 느끼는 ‘기분 좋음’을 이야기한다. 운동처럼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행동을 할 때 나타나는 기분 좋음이 타인을 도울 때도 일어나는 것이다. 한 연구를 보면 자발적 봉사 활동 후 수 주간 그 기분 좋음이 유지되고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기억을 떠올리기만 해도 심리적 만족감이 찾아 왔다는 결과가 있다.
또 헬퍼스 하이는 심리적 만족을 넘어 몸의 면역 기능의 강화나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 등 신체적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가 있다. 결과적으로 이타적 행동은 행복감을 증진시키고 우울증을 예방하고 심장을 튼튼하게 만드는 등 건강과 장수로 이어진다.
요즘 외로워 힘들다는 호소가 가득하다. 내가 외로울 때 오히려 힘을 내어 타인의 외로움을 위로하려 행동할 때 더 강력한 헬퍼스 하이를 경험한다고 한다. 타인이 나에게 주는 위로보다 오히려 내가 타인을 배려하는 행동이 더 강력한 내 외로움에 대한 설루션일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어서 종식되고, 친절과 배려의 팬데믹은 더 강력하게 지구에 유지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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