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감사원장이 임기 도중 사퇴하고 野 대선후보로 뜨는 현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어제 사퇴했다.
4년 임기 중 6개월여 남긴 시점이다.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며 국정 운영 체계 전반을 들여다볼 기회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장 중도 사퇴에 대한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왜 정치판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는 건지, 어떤 국가를 만들겠다는 건지에 대한 '답'을 속히 내놔야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은 정치적 중립과 직무상 독립이 중요한 헌법기관이다. 이런 헌법기관의 수장이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한 거취 문제로 임기를 마치지 못한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여권에서 “대선 출마를 위해 스펙을 쌓은 거냐” “탄핵 대상이다” 등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다”라고 언급한 것도 공감을 얻기는 어렵다. 현 집권세력이 갖은 수단을 동원해 월성원전 감사 등을 방해하고, 인사권으로 최 전 원장을 압박하려 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최 전 원장은 “검은 것은 검다고, 흰 것은 희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권의 압력에 굴하지 않는 소신과 강단을 보여줬다. 이런 모습이 두 아들 입양, 부친의 6·25전쟁 참전 스토리 등과 맞물려 잠재적 대선후보로 주목받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며 국정 운영 체계 전반을 들여다볼 기회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실 정치 경험이 전혀 없어 한 나라를 책임질 비전과 역량을 갖췄는지에 의문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야권 일각에선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낙마할 경우 ‘플랜B’로 그를 거론하고 있다. 그는 대선 출마에 대해 “차차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혹여 범야권 대선 지형을 보아가며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겠다는 계산이라면 ‘시대교체’의 주역이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최 전 원장은 “나라가 걱정이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권력욕 때문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그럴수록 숙고의 시간이 너무 길어선 안 된다. 감사원장 중도 사퇴에 대한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왜 정치판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는 건지, 어떤 국가를 만들겠다는 건지에 대한 ‘답’을 속히 내놔야 한다.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은 24시간 ‘배달 중’… ‘더 빠르게’ 속도 경쟁도 치열
- 재산4억 청년에도 월50만원 구직수당
- [단독]尹, 오늘 출마선언… 野의원 20명 따로 면담
- 최재형, 감사원장 사의… 文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 이례적 질타
- 與 “검증실패 책임” 김외숙 경질 요구 … 靑 “인사수석 문제 아니다”
- 軍 동기에게 성폭행당한 男, 가족에게 연락 후 추락사
- 정부 “공채 늘려야 취업 어려움 해소”… 재계 “경영환경부터 개선해야”
- 文, 2차 추경 촉구 “30兆 초과 세수 활용”
- 원전수사팀 교체 앞둔 대전지검 “백운규-채희봉 기소” 만장일치
- [날씨]강한 소나기 호우특보 가능성…습도 높아 후텁지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