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코앞인데.. '철의 여인' 도쿄지사 장기입원, 왜

최은경 기자 2021. 6. 28.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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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도지사 일주일째 과로로 입원
복귀 예정일 넘어 장기화 예고
지사 부재·코로나 확산으로 비상

일본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지난 22일 병원에 입원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일주일 넘는 장기 입원을 예고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이케 지사 측은 “(복귀 예정일이었던) 28일 이후에도 며칠간 더 입원할 예정”이라며 “과로로 인한 피로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이케 지사의 복귀 예정일도 미정이다.

고이케 지사 측이 밝힌 입원의 표면적 이유는 과로다. 지난해부터 매일같이 코로나 관련 전문가 회의와 기자회견 등을 했고, 동시에 도쿄올림픽 개최 준비 업무까지 맡아 피로가 누적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정가에선 여러 관측이 나온다. 도쿄올림픽까지 한 달, 도쿄도의회 선거까지 2주를 앞둔 이 중요한 시기에 고이케 지사가 단순 과로로 장기간 자리를 비울 리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TV도쿄의 앵커로 활동하다 40세에 정계에 입문한 고이케 지사에게는 항상 ‘정치적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른바 일본판 ‘철(鐵)의 여인’이다. 실제 그는 일본신당·신진당·자유당·신보수당을 거쳐 2003년 자민당에 입당해 고이즈미 내각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신조 대신 이시바 시게루를 지지한 이후 별 활약을 하지 못했다. 이후 2016년 자민당 도쿄도지사 후보 공천에서 배제되자, 고이케는 무소속 출마를 단행해 당선됐다. 이듬해 도쿄도의회 선거에선 ‘도민퍼스트회’라는 정당을 만들어 자민당을 꺾고 도의회 제1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일각에선 고이케 지사의 장기 입원이 자신이 이끄는 ‘도민퍼스트회’의 부진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도민퍼스트회의 최근 지지율은 자민당에 크게 뒤진다. 28일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선 자민당과 도민퍼스트회 지지율이 각각 31.8%, 12.1%로 나타났다. 이에 고이케 지사가 공개 유세 활동을 최소화해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도민퍼스트회가 패배할 경우 책임론을 피해나가려고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도지사가 자리를 비운 데다 코로나 확진자도 다시 늘어나면서 도쿄 올림픽에도 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28일 도쿄에선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386명 나와, 일주일 전(376명)보다 늘어났다. 같은 요일별로 비교했을 때, 도쿄 신규 확진자는 8일 연속 전주보다 증가했다. 지난 21일 ‘긴급사태'를 해제한 뒤 번화가의 유동 인구도 급증해,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나루히토 일왕조차 “올림픽을 계기로 코로나가 확산할까 걱정된다”고 밝혔을 정도다. 만약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일본 정부가 원하는 ‘유관중 올림픽’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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