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외눈박이는 동화 속 가상 개체"..'장애인 비하' 의원 해명 논란

이정은 2021. 6. 2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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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치인들이 상대방을 비난하면서 ​장애인 비하 표현을 ​되풀이하자, 장애인 단체가 법적 대응까지 나선 일이 있었는데요.

일부 국회의원들이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가 장애인들에게 또다른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이정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4월 장애인 단체들은 현직 국회의원 6명을 상대로 차별구제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썼다는 겁니다.

[주성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간사 : "'이건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이구나'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답변서를 낸 의원은 3명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며 '외눈박이'란 표현을 쓴 곽상도 의원.

"한쪽 눈만 갖고 태어난 사람을 본 적이 없어 외눈박이를 만화나 동화 속 가상 개체로 생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제 인물인 원고들이 소송을 낼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답변서 내용에 대해 곽 의원 측은 애꾸와 외눈박이는 다른 뜻이기 때문에 답변서는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SNS에서 정부의 대일외교 정책을 '정신분열적'이라고 쓴 조태용 의원과, 해당 글에 대한 기사를 퍼나르며 같은 표현을 쓴 윤희숙 의원, "정신분열이라는 표현은 '증'이나 '병' 등의 장애를 내포하는 말과 다르다"며, "시대와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일반화된 용어"라고 밝혔습니다.

답변서에 대해 조 의원 측은 장애인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고 윤 의원 측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조태흥/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미디어센터장/소송 참여 : "답변서가 온 걸 보고 참 어이도 없고 이게 정말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들의 수준인가…."]

절름발이라고 발언한 이광재, 꿀먹은 벙어리라고 논평한 김은혜, 집단적 조현병이란 표현을 쓴 성명에 이름을 올린 허은아 등 의원 세 명은 답변서조차 내지 않았습니다.

민사소송법은 소장 부본을 받으면 30일 내에 답변서를 내도록 하고 있는데 50일이 다 돼 갑니다.

장애인 단체들은 의원들이 황당한 답변과 무응답으로 장애인에게 또 한 번 상실감과 절망감을 안겨줬다며 국회의장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 / 영상편집:신남규 / 그래픽:김지훈

이정은 기자 (279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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