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외눈박이는 동화 속 가상 개체"..'장애인 비하' 의원 해명 논란
[앵커]
정치인들이 상대방을 비난하면서 장애인 비하 표현을 되풀이하자, 장애인 단체가 법적 대응까지 나선 일이 있었는데요.
일부 국회의원들이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가 장애인들에게 또다른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이정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4월 장애인 단체들은 현직 국회의원 6명을 상대로 차별구제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썼다는 겁니다.
[주성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간사 : "'이건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이구나'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답변서를 낸 의원은 3명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며 '외눈박이'란 표현을 쓴 곽상도 의원.
"한쪽 눈만 갖고 태어난 사람을 본 적이 없어 외눈박이를 만화나 동화 속 가상 개체로 생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제 인물인 원고들이 소송을 낼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답변서 내용에 대해 곽 의원 측은 애꾸와 외눈박이는 다른 뜻이기 때문에 답변서는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SNS에서 정부의 대일외교 정책을 '정신분열적'이라고 쓴 조태용 의원과, 해당 글에 대한 기사를 퍼나르며 같은 표현을 쓴 윤희숙 의원, "정신분열이라는 표현은 '증'이나 '병' 등의 장애를 내포하는 말과 다르다"며, "시대와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일반화된 용어"라고 밝혔습니다.
답변서에 대해 조 의원 측은 장애인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고 윤 의원 측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조태흥/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미디어센터장/소송 참여 : "답변서가 온 걸 보고 참 어이도 없고 이게 정말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들의 수준인가…."]
절름발이라고 발언한 이광재, 꿀먹은 벙어리라고 논평한 김은혜, 집단적 조현병이란 표현을 쓴 성명에 이름을 올린 허은아 등 의원 세 명은 답변서조차 내지 않았습니다.
민사소송법은 소장 부본을 받으면 30일 내에 답변서를 내도록 하고 있는데 50일이 다 돼 갑니다.
장애인 단체들은 의원들이 황당한 답변과 무응답으로 장애인에게 또 한 번 상실감과 절망감을 안겨줬다며 국회의장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 / 영상편집:신남규 / 그래픽:김지훈
이정은 기자 (279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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