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행 중 갑자기 차도 뛰어든 아이 치어..법원 "민식이법 무죄"
[앵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7살 어린이를 치어 크게 다치게 한 60대 운전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른바 민식이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건데, 어떤 이유 때문인지, 한솔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해 연말, 7살 어린이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술래잡기하다 62살 정 모 씨가 몰던 승합차에 치여 전치 10주의 중상을 입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지금 이쪽만 (주차된 차가) 서 있잖아요. 어떨 때는 저쪽에도 서 있어요. (그러면 길이 되게 좁겠어요?) 당연하죠."]
사고 당시 양쪽에는 차량이 연달아 주차돼 있었고 운전자는 주차된 차들 사이로 갑자기 튀어나온 피해자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운전자는 제한속도를 넘는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법원은 이른바 '민식이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운전자 정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차량 블랙박스와 인근 CCTV를 분석한 결과, 피해 어린이가 차로로 뛰어나와 부딪히기까지 0.5초에서 0.6초 정도가 걸렸다며 아무리 빨리 멈춰도 사고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차량과 같은 방향으로 인도를 달리던 어린이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도로로 튀어나올 거라고 예상하긴 어렵다는 점을 무죄 이유로 들었습니다.
[정경일/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 "('민식이법'으로) 사고나면 무조건 처벌받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많이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무조건 처벌받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판결로 볼 수 있겠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교통 법규를 준수했는데도 불가항력의 운전자 상황을 고려한 예외적인 판결이라면서 어린이보호구역 안에서 운전자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점은 변한 게 없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한솔 기자 (s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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