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들, 코로나 끝나도 재택 병행 '하이브리드 근무' 계속한다

박용하 기자 2021. 6. 28.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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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비용 절약 장점 활용 뜻
UBS "영구적으로 재택 혼합"
HSBC, 아예 사무실 공간 줄여

[경향신문]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재택과 사무실 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채택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에 이어 스위스 투자은행 UBS를 비롯한 유럽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재택근무의 장점을 향후에도 십분 활용하려는 의도다. 대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지만 향후 기업들의 근무형태가 다양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UBS 내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UBS가 직원의 최대 3분의 2를 대상으로 재택과 사무실 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를 영구적으로 채택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UBS는 내부 분석에서 총 7만2000여명에 달하는 글로벌 인력 중 4만8000여명이 하이브리드 근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무실 내 업무수행이 필수적이거나 지점에 근무하는 직원 등을 제외하고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UBS의 방침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유연한 근무형태를 유지하려는 유럽 은행들의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

FT에 따르면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은 대다수 은행원이 근무지에 관계없이 일주일에 최대 3일까지 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직원들이 얼마나 자주 들어와야 하는지 관리자와 논의할 수 있게 했으며, 일부 직원들에게 집 근처에서 일하는 것을 허용했다. HSBC는 아예 사무실 공간을 기존보다 20%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IT기업들도 하이브리드 근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애플이 주중 3일 사무실 근무, 2일 재택근무를 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진한 데 이어 구글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유니레버 등도 일주일 중 일부를 사무실 밖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을 채택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계열사인 라인이 최근 하이브리드 근무 도입을 발표했다.

하이브리드 근무는 재택근무의 장점을 지속 활용할 수 있어 기업들이 선호하고 있다. 출퇴근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회사와 가까운 곳에 거주지를 구해야 하는 직원들의 어려움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적용한 회사가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채용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근무가 세계적인 기준이 될지는 미지수다. 직원들 간의 대면 소통을 중시하는 일부 기업들이 사무실 근무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미국 금융사들이 주로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무실 근무를 중시하는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원들이 고립을 겪고 있으며, 이는 신입 직원의 직무 교육 등에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회사마다 재택근무의 효과가 다르고 그에 대한 평가도 갈리는 만큼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근무형태가 다양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FT는 UBS의 하이브리드 근무 채택과 관련해 “코로나가 유럽과 미국 은행의 업무관행에 근본적인 분기점을 남길 수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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