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본부, '특전사 헬기 민간인 탑승' 규정 위반 인정

조문희 기자 2021. 6. 2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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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국방전문위원 태워 논란
해당 사령관, 유선 보고 주장
규정에는 문건 승인만 가능
육본 "절차 등 검토 후 조치"

[경향신문]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민간인인 여당 국방전문위원을 사령관 지휘기(UH60 헬기)에 태워 특혜 논란이 제기(경향신문 6월28일자 8면 보도)된 데 대해 28일 육군본부가 당시 사령관이 항공기 탑승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육군본부는 이날 “현장에서 ‘항공기 운항’과 관련해 육군본부의 구두 승인 이후 필요한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민간인에 대한 항공기 지원과 관련된 규정과 절차 준수 여부에 대해 관련 부서에서 면밀히 검토 후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육군 특수전사령관 A씨는 지난달 군사훈련 등으로 사용 목적이 제한된 지휘기에 민간인 신분인 더불어민주당 국방전문위원 B씨를 탑승시켰다. B씨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헬기를 타고 이동했다.

육군 ‘민간인 항공기 지원절차’에 따르면 민간인을 항공기에 태우려면 탑승 대상 기준에 맞는지 따져본 뒤 ‘타당성 검토결과서’를 작성해 육군본부에 보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육군본부에서 ‘탑승 승인’을 하달하면 해당 민간인은 보험에 가입하고 탑승자 서약서를 작성한 뒤 항공기에 탈 수 있다. 예외적으로 긴급작전, 인명구조, 그 밖의 특별한 사유 발생 시에는 ‘선 조치, 후 보고’가 가능하다고 돼 있다.

A사령관은 “시간상 문서로 보고하지는 못했지만 유선상으로도 보고가 가능하다. 정상적으로 보고하고 육군본부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쳤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육군 규정에는 유선상 보고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없다. A사령관이 B씨를 지휘기에 태우려면 사전에 관련 문건을 송달해 육군본부 승인을 받아야 했다는 것이다.

B씨의 지휘기 탑승이 ‘선 조치, 후 보고’가 필요할 만큼 예외적 상황이었는지도 논란거리다. 당시 당정 예산실무협의 참석차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특전사 본부를 방문한 B씨는 회의를 마친 뒤 차량으로 30~40분 거리에 있는 용인시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에 가려던 차였다.

A사령관은 B씨를 지휘기에 탑승시킨 이유에 대해 “차량을 지원하려면 선탑자(운전병과 동승해 운전을 관리·감독하는 간부)도 편성해야 하고, 도로로 가면 길이 막히는 등 불편함도 있어 (지휘기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긴급작전·인명구조에 상응하는 특별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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