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맹활약' 홀레시, 네덜란드 탈락 이끌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6. 28. 20: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체코, 네덜란드전 2-0 승
▲ 홀레시, 1골 1도움으로 2골에 모두 관여
▲ 홀레시, 소유권 획득(9회) & 태클(4회) 최다
▲ 바이날둠, 슈팅 & 드리블 & 찬스메이킹 전무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체코 수비형 미드필더 토마스 홀레시가 1골 1도움으로 팀의 2골을 모두 책임졌을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네덜란드 핵심 공격형 미드필더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을 꽁꽁 묶으며 8강행을 견인했다.

체코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푸스카스 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UEFA 유로 2020 16강전에서 2-0 완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돌풍의 팀으로 급부상한 체코이다.

체코는 이 경기에서 평소 즐겨 사용하는 4-2-3-1이 아닌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파트릭 쉬크가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포진했고, 페트르 세브치크와 루카스 마소푸스트가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다. 홀레시를 중심으로 안토닌 바락과 토마스 수첵이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고, 블라디미르 쿠팔과 파벨 카데라벡이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토마스 칼라스와 온드레이 첼루스트카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토마스 바츨릭 골키퍼가 지켰다.


주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블라디미르 다리다가 부상으로, 왼쪽 측면 수비수 얀 보르질이 징계로 결장하면서 바락과 카데라벡이 선발로 나섰고, 원래 주전 왼쪽 측면 미드필더 야쿱 얀크토 대신 중앙 미드필더인 세프치크가 출전한 게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이는 네덜란드의 공격적인 윙백 덴젤 둠프리스를 수비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할 수 있었다.

체코는 단단한 수비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네덜란드 공격을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게다가 평소 주로 활용하는 우측 위주의 공격을 통해 네덜란드를 공략해 나갔다. 이 덕에 체코는 네덜란드 상대로 55분경까지 슈팅 숫자에서 5대5로 동률을 이루었고, 점유율에서도 46대54로 선전하는 모습이었다.

경기의 흐름이 체코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건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수비수 마타이스 데 리흐트가 55분경 퇴장을 당하면서부터였다. 먼저 네덜란드는 51분경, 신예 공격수 도넬 말렌이 칼라스가 넘어진 틈을 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했으나 무리해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막히는 우를 범했다. 곧바로 이어진 체코의 역습 상황에서 쉬크를 향한 홀레시의 롱패스를 데 리흐트가 등진 상태에서 받아내려다 넘어졌다. 이에 다급해진 데 리흐트는 손으로 쳐냈고, 당시 데 리흐트 뒤에는 커버를 들어온 네덜란드 수비수가 없었기에 심판은 명백한 득점 기회를 고의적인 핸드볼 반칙으로 끊었다고 판단해 퇴장을 명했다.

이후 수적 우위를 점한 체코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반면 네덜란드는 제대로된 공격조차 시도해보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밀리는 문제를 노출했다. 실제 55분 이후부터는 체코가 7회의 슈팅을 시도하는 동안 네덜란드는 슈팅 1회에 만족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체코는 68분경, 바락의 간접 프리킥을 칼라스가 헤딩으로 넘겨주었고, 이를 홀레시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서 체코는 79분경, 골키퍼의 롱킥을 네덜란드 수비수 스테판 데 브라이가 헤딩으로 걷어낸 걸 홀레시가 빠른 스피드로 가로채선 그대로 측면까지 파고 들어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을 연결했고, 이를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쉬크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2-0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경기의 영웅은 단연 홀레시였다. 그는 네덜란드 수비 배후로 향하는 롱킥으로 데 리흐트의 실수를 유발해냈고, 귀중한 결승골을 넣었다. 이에 더해 추가골을 어시스트까지 하며 2골을 모두 만들어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단순 골만이 아닌 그는 슈팅 2회와 찬스 메이킹 2회에 더해 드리블 돌파도 1회를 성공시키며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가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와 오른쪽 측면 수비수, 심지어 중앙 수비수까지 소화하는 수비적인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이 경기 이전까지 A매치 11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 중에 있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단단한 수비로 네덜란드의 주포라고 할 수 있는 바이날둠도 꽁꽁 묶었다. 네덜란드의 공격 방식은 측면 공격수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는 투톱 멤피스 데파이와 말렌이 좌우로 벌려주면 그 사이로 공격형 미드필더에 위치하는 바이날둠이 침투해 들어가서 골을 넣는 형태이다. 이것이 바이날둠이 체코전 이전까지 최근 A매치 25경기에서 무려 15골을 넣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이번 유로에서도 그는 조별 리그 3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팀내 최다 골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홀레시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9회의 소유권 획득과 4회의 태클을 성공시키며 바이날둠을 제어했다. 이에 더해 공중볼도 3회를 획득했고, 걷어내기도 2회를 기록했다. 볼 경합 승률은 무려 72.7%(통상적으로 볼 경합 승률은 60%만 되도 높은 편에 속한다)에 달했고, 공중볼 경합 승률은 75%에 육박했다.

홀레시에게 꽁꽁 묶인 바이날둠은 슈팅은 고사하고 드리블 돌파와 찬스메이킹 역시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는 부진을 보이며 공격 면에서 아무런 힘을 스지 못했다. 심지어 패스 성공률은 67%로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었다. 무엇보다도 패스를 성공시킨 횟수가 단 10개로 이는 유로 본선 세부 기록 집계가 시작된 1980년 이래로 네덜란드 필드 플레이어들 중 역대 최소치였다. 심지어 볼터치 숫자도 26회로 56분에 조기 교체된 말렌 다음으로 적었다. 당연히 UEFA 선정 이 경기 최우수 선수는 홀레시의 차지였다.


그 외 주포 쉬크는 이 경기에서도 골을 추가하면서 4골로 유로 2020 본선 출전 선수들 중 포르투갈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5골)에 이어 득점 단독 2위로 올라섰다. 포르투갈이 8강 진출에 실패한 만큼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득점왕도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위치를 선점한 쉬크이다. 다리다의 부상으로 깜짝 선발 출전한 바락은 찬스메이킹 3회를 기록하며 제몫을 톡톡히 해줬고, 세브치크와 카데라벡 같은 기존 주전 선수들 대신 선발로 나선 선수들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승리에 기여했다.

이렇듯 홀레시는 장기인 수비에서도 상대 에이스 바이날둠을 완벽하게 제어한 데다가 공격에서도 깜짝 활약을 펼치며 체코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홀레시의 예상 외 활약 덕에 체코는 강호 네덜란드를 예상보다 수월하게 꺾으며 유로 2004에 이어 17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Copyright © 골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