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재 디렉터 "새롭기 위해선 끝없이 새로워야 하죠"

임동근 2021. 6.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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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락 페스티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여우락 페스티벌' 박우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선을 넘어 자기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이들이 연결된다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어요. 초강력 빛이 되지 않을까요?. 이번 여우락 페스티벌의 핵심 키워드를 '선', '규칙 없음', '초연결'로 꼽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국립극장이 개최하는 올해 '여우락(樂) 페스티벌'(이하 '여우락')의 박우재(40)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2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이번 축제의 방향을 "선을 밟은 자들의 규칙 없는 초연결"로 규정했다.

국립극장이 지난 2010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여우락은 우리 음악과 다양한 예술 장르가 만나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는 자리다. '여우락'은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의 줄임말이다.

박 디렉터는 거문고 연주자로, 한국음악앙상블 '바람곶' 멤버, 댄스시어터 창(倡) 음악감독을 거쳐 현재 프로젝트 그룹 무토(MUTO)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02년에는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그는 약 20년 전부터 거문고를 중심으로 파격적 연주를 시도해왔다. 특히 거문고를 술대(대나무로 만든 채)가 아닌 활로 연주하는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2015년부터는 유럽에서도 예술 장르 간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17년 여우락 페스티벌 무대에서 연주하는 박우재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에 그가 여우락 디렉터를 맡은 것은 바로 이런 실험정신 때문이다. 국립극장에 따르면 이번에 여우락의 변화를 꾀하려던 중 다른 장르와 작업을 많이 해온 박 디렉터에게 제안하게 됐다. 기존에 여우락은 예술감독과 음악감독이 프로그램을 이끌던 이원체제였지만 올해는 박 디렉터 1인 체제로 진행된다.

올해 축제는 '디렉터스 픽', '여우락 컬래버', '여우락 초이스', '디렉터스 랩' 등을 콘셉트로 13개 공연을 선보인다. 박 디렉터가 직접 기획한 디렉터스 픽과 디렉터스 랩에선 자신의 영역에서 독보적으로 존재하는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 또 여우락 컬래버와 여우락 초이스에서는 이전 여우락을 통해 호흡을 맞췄던 예술가들이 새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이 중 박 디렉터는 디렉터스 랩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디렉터스 랩에서는 연주자들이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거나 두부를 만드는 등 특별한 무대를 선보인다. 공연은 32명만 관람할 수 있는 소극장에서 마이크와 조명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진행된다.

"기존 공연은 화려한 무대장치와 현란한 조명, 극대화된 음향으로 관객에게 다가가는데, 가끔은 그런 게 필요 없을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공연은 음악감독이나 연출이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공간에서 관객이 자기 시간을 갖고, 자신들이 보거나 듣고 싶은 것을 찾게 하는 작업입니다."

2017년 여우락 페스티벌 무대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 디렉터는 창작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가장 나다운 것'을 꼽았다. 그는 "일부러 남들과 다르게 보이려 하지 않고, 남들과 비슷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지우려 한다. 나답고 독특해야 더 빛을 발할 수 있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축제를 준비하며 예술가들에게도 각자의 색깔을 강조했다. 이번에 '고고고'란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거문고 아티스트 그룹 쓰리고에게 "조화와 배려보다 각자가 빛을 발해 세 명이 모두 빛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요즘 '범 내려온다'의 주인공 이날치를 필두로 국악에 뿌리를 둔 많은 예술가가 다른 음악 장르와 협업하며 아주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이전의 음악은 믹스매치(조화로운 결합)였고 관객에게 친절하려 했지만 지금은 본연의 맛이 드러날 수 있고 관객도 이미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 "이제 이런 다양한 시도들이 허용되는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롭기 위해서는 끝없이 마냥 새로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여우락에선 더 새롭고 싶었습니다. 공연장에 오셔서 독특한 빛깔로 빛나는 아티스트들을 바라봐주시고, 가장 좋아하는 색깔을 고른 후 다음에는 어떤 빛을 낼지 기대하시면 좋겠습니다."

여우락은 오는 7월 2일부터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과 하늘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진행된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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