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플루언서] '이 사람, 나같아'.. 동질감 불러일으키는 다이어터

박성기 2021. 6. 2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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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일주어터'
격주로 이색적 다이어트 방법 도전
일주일 기간 최대 5kg 빼기도 하고
요요현상으로 몸무게 원점 찍기도
현실적인 모습에 2030 여성 구독↑

유명 다이어트 유튜버들의 영상을 보고 있자면 다이어트에 대한 의욕대신 깊은 좌절감이 들 때가 있다. 저 날씬한 사람들이 왜 다이어트를 하는 건지, 저 독한 사람들은 포기하거나 실패 해본 적이 없는 건지. 나와는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듯 한 그들에게서 이질감이 느껴진다.

그런데 최근, 동질감이 가득 느껴지는 새로운 캐릭터의 다이어터가 나타나 큰 화제다. 그녀는 "나처럼 예뻐지고 싶니"를 외치는 대신 "이런 나도 하는데 너는 더 잘 할 수 있어"라며 친근하게 다가와 많은 이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유튜버 '일주어터'(본명 김주연)가 바로 이 주인공이다.

일주어터는 격주로 이색적인 다이어트 방법에 도전해보고 그 효과를 공유하는 콘텐츠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삼겹살 다이어트', '서브웨이 다이어트', '컵누들 다이어트', '수박 다이어트' 등 식이조절 다이어트부터 '땅끄부부의 칼소폭(칼로리 소모 폭탄운동) 매운맛 다이어트', '전효성 다이어트', '비 다이어트' 등 화제의 유명인 다이어트까지 폭넓게 시도한다.

한 주는 다이어트 과정을 담은 콘텐츠를, 다른 한주는 다이어트를 쉬면서 먹방, 맛 리뷰, 일상 브이로그 등의 콘텐츠를 선보이는데 이 콘텐츠들 또한 인기가 높다. '하루 동안 1만 칼로리 먹었습니다'라는 제목의 먹방 영상은 무려 340만 뷰를 기록하며 채널 내 가장 인기 있는 영상으로 등극했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빅데이터 분석사이트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에 따르면, 2019년 9월 '아이유 다이어트' 영상으로 활동을 시작한 일주어터는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받으며 채널 운영 7개월 여 만인 지난해 4월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했다. 이로부터 1년 뒤인 올해 5월 구독자 50만 명의 고지마저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현재 구독자 수 52만 명, 누적 조회 수 8300만 뷰를 기록하고 있다. 총 140개의 영상 중 100만 뷰를 넘는 영상만 25개 달하고, 구독자 수 대비 영상 당 평균 조회 수가 상당히 높다.

키워드 검색량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의 권기웅·나영균 대표는 "'일주어터'를 키워드로 하는 PC·모바일 검색량이 올해 2월부터 기존의 2~3배 이상으로 증가해 지난 3월에는 1만 3000여 건에 달했다"며 "성별·연령별 검색량을 분석해보면 2030 여성들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젊은 세대 여성들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일주어터의 가장 큰 인기 비결로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서울대학교 초빙연구원)는 "남들과 차별화되는 '지극히 현실적인' 다이어트 콘텐츠"를 꼽는다. 그녀는 일주일간 극단적인 다이어트에 도전해 적게는 1kg 많게는 5kg까지도 감량하지만, 몸무게가 줄어드는 기쁨보다 배고픔의 고통이 더 크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 주간에는 요요현상으로 몸무게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그녀의 모습에서 많은 이들이 크게 공감을 느낀다. 감량과 증량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도 결과적으로 지난 2년 동안 총 20kg을 감량한 그녀의 모습에서 희망을 얻는 이들도 있다.

다이어트 비법을 수동적으로 전수받는 다른 다이어트 채널과는 달리, 일주어터의 채널에서는 다이어트 도전기를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다이어트를 직접 체험해 효과를 알려주는 것이 주요 콘텐츠인 만큼, 그녀의 채널에서는 시청자들이 댓글을 통해 남겨주는 피드백이 바로 콘텐츠가 된다. "영상의 조회 수 보다 댓글 수에 더 관심이 많다"고 밝힌 바 있는 그녀의 채널은 실제로 타 채널에 비해 조회 수 대비 댓글 수가 많은 소통도 높은 채널로 유명하다.

일주어터의 채널은 다이어트 채널인지 개그 채널인지 모르겠는 유쾌한 매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과거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tvN '코미디빅리그' 등에서 개그우먼으로 활동했던 일주어터는 각종 개그 프로그램이 폐지되며 점점 설 곳이 좁아지자 유튜브로 눈길을 돌렸다. 이제 유튜브가 그녀의 새로운 개그 무대가 됐고, 이 무대에서 그녀는 타고난 재능과 끼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그녀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과 신나는 리액션은 다이어트에 크게 관심 없는 사람들조차 그녀의 채널을 찾게 만든다.

일주어터 특유의 귀여운 표정과 능청스러운 미소, 시원한 웃음소리도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해피 바이러스 전도사', '인간 비타민' 등의 수식어를 가진 그녀는 배고픔으로 지치고 예민해지는 순간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시청자들이 영상 아래에 남긴 댓글에는 "너무 귀엽다", "일주어터가 호탕하게 웃을 때 마다 나도 같이 웃게 된다", "긍정 에너지 받아서 힘이 난다" 등 그녀의 귀엽고 밝은 매력에 빠져 팬을 자처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의지박약인 이들조차 웃으면서 건강하게 해낼 수 있는 현실적인 다이어트 비법을 찾아주겠다고 나서 다이어트 계에 새로운 한 획을 긋고 있는 일주어터. 인생에서 단 한 번도 날씬한 적이 없었다는 일주어터의 다이어트가 이번에는 꼭 성공하기를, 하지만 그녀가 바라는 체중인 80kg에 너무 빨리 도달해 일주어터의 채널이 곧 문을 닫게 되지는 않기를, 이중적인 소원을 빌어본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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