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극단적 선택·노조 반발에.. 네이버, 올 연말까지 경영 체계 쇄신 약속

 
네이버 노동조합(노조)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직원의 극단적 선택 사건’과 관련해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계열사 모든 직위에서 해임할 것을 28일 요구했다. 앞서 최 COO는 본사 직책에서 사의를 표한 바 있다.

이에 네이버 변대규 이사회 의장은 이날 네이버 직원들과 영상으로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

여기서 변 의장은 이사회 및 리스크관리위원회를 대표해 ‘네이버의 미래를 위한 경영상의 변화에 대한 이사회의 결정 사항과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밝혔다.

그는 “네이버 이사회는 현재의 CXO 체제가 회사의 지속적 성장과 혁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실제로도 획기적인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한다”면서도 “급성장의 결과 조직 규모가 커지고, 업무의 복잡성이 증대되는 속도가 지금의 CXO들에게 요구되는 책임을 압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네이버 이사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네이버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조직 문화와 리더십을 만들어가는 일을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현장에서의 혁신과 소통이 더 빠르고 활발해지는 조직으로 네이버를 본격적으로 바꿔 나가자”라고 경영진에게 제안했다.

그러자 CEO를 포함한 경영진도 이사회의 이런 제안에 공감하고, 새로운 조직체계와 문화, 리더십을 만들어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고 변 의장은 전했다.

네이버의 경영진은 실무 TF를 구성해 새로운 조직체계와 리더십 구축을 연말까지 완료할 것을 목표로 진행하고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이사회와 충분히 협조하기로 했다.

변 의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뤄지는 경영 체계의 변화가, 새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새로운 체계에서 네이버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단계의 도약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이자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네이버 제공

 
네이버 노조는 이날 분당 그린팩토리(사옥) 앞에서 연 ‘동료 사망 사건 최종 조사보고’ 기자회견에서 “최 COO를 네이버 파이낸셜 대표를 포함한 모든 계열사 임원 및 대표직에서도 해임할 것을 요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COO는 이번 사건의 도의적 책임을 지며 네이버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지만,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와 해피빈 재단 대표 등 계열사 경영진의 자리는 유지하고 있다.

노조는 “더는 임원으로 네이버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에서 경영자로서 직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다”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오는 29일부터 최 COO 및 임원 B의 사퇴와 대책위 구성 등을 요구하는 출근길 피켓 시위를 벌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