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뭉쳐야 쏜다' 승부조작 강동희 출연 논란에 사과

방송 예고 나가자 시청자 비판 봇물
제작진 "의견 수용해 최대한 편집"

<뭉쳐야 쏜다>의 한 장면. 제이티비시 제공

전·현직 운동선수들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유행처럼 번지더니 결국 논란이 터졌다. <제이티비시>(JTBC) 예능프로그램 <뭉쳐야 쏜다>가 승부조작 혐의로 한국농구연맹(KBL)으로부터 제명된 강동희 전 농구감독을 출연시켜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 말미에 강동희 전 감독이 출연한 ‘농구대잔치’ 특집 편이 예고됐다. 농구대잔치는 대한농구협회 주관으로 1983년에 시작한 농구대회로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전까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농구대회다. 이충희, 허재, 강동희, 문경은, 이상민, 우지원, 전희철, 현주엽 등 ‘오빠 부대’가 탄생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들을 다시 출연시켜 대결을 펼치는 기획이다.

하지만 예고편이 나가자마자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아무리 강동희 전 감독이 과거 농구대잔치 시절을 이끈 스타 선수였다고는 해도, 이미지 포장이 심한 예능프로그램 특성을 고려할 때 출연에 무리가 있다는 시청자의 목소리가 높다. 그는 2013년 프로농구 정규리그 일부 경기에서 승부조작을 한 혐의로 징역 10개월,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받고 그해 9월 한국농구연맹으로부터 제명 처분을 받았다. 승부조작은 스포츠계에서는 심각한 문제다. 최근 한국농구연맹 재정위원회에서 연 그의 제명 징계 해제안 심의도 기각됐다.

프로그램을 보이콧하겠다는 시청자까지 등장하자, 제작진은 예고편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강동희 출연분을 최대한 편집해 내보내기로 했다. 제작진은 28일 “과거 농구대잔치 당시의 분위기를 재현하는 과정에서 대중 정서에 부합하지 못하는 섭외로 걱정을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보시기에 불편한 부분은 편집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은퇴한 운동선수들이 예능프로그램에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식상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몇몇 선수들은 “운동할 때보다 돈을 더 많이 번다”고 얘기하는 등 예능이 마치 운동선수들의 은퇴 뒤 다음 행보처럼 여겨지는 추세다. 강동희 전 감독 사태 역시 무분별한 섭외에서 비롯된 논란이란 점에서 제작진의 신중한 섭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