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 역대급 호황..하반기도 열기 이어질까

성수영 2021. 6. 2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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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서울옥션 스프링세일 경매장.

시작가 12억원에 출품된 구사마 야요이의 그림 'Infinity Nets(GKSG)'가 치열한 호가 경쟁 끝에 23억원에 낙찰됐다.

서울옥션은 654억원, 케이옥션은 615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연간총액 476억원과 517억원을 뛰어넘었다.

이달 서울옥션 경매에서 유영국의 '영혼'이 12억7000만원에 낙찰된 게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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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케이옥션
상반기 낙찰총액 654억·615억원
모두 작년 전체 실적 넘어서
풍부해진 유동성 미술시장으로
투자 관심 MZ세대 유입 급증
선호 작가·장르도 다양화
경매시장 중장기 성장 가능성
구사마 야요이의 ‘Infinity Nets(GKSG)’. 서울옥션 제공


지난 3월 서울옥션 스프링세일 경매장. 시작가 12억원에 출품된 구사마 야요이의 그림 ‘Infinity Nets(GKSG)’가 치열한 호가 경쟁 끝에 23억원에 낙찰됐다. 그림의 새 주인은 인터넷 강사 현우진 씨(34). ‘수학 1타 강사(1등 스타 강사)’로 불리는 그의 연 수입은 2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최근 미술시장에 부유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비롯한 신규 수요자가 대거 진입하면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올 상반기 미술시장이 ‘역대급 호황’을 구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서울옥션, 23일 케이옥션 경매를 끝으로 마무리된 상반기 경매에서는 두 회사 모두 낙찰총액이 지난해 연간 기록을 넘어섰다. 서울옥션은 654억원, 케이옥션은 615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연간총액 476억원과 517억원을 뛰어넘었다.

상반기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미술품 수요층의 저변이 크게 넓어졌다는 점. 코로나19로 풍부해진 시중 유동성이 미술시장으로 몰린 가운데 미술품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젊은 층이 급증했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30~40대 회원 가입이 꾸준히 늘면서 회원들의 전반적인 연령대가 낮아졌다”며 “올 1~4월 경매에서는 거래량 기준으로 40대(31.0%)가 가장 활발하게 작품을 사들였고 30대(26.7%)가 뒤를 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울옥션 경매에서 시작가의 3배 가까운 4억4000만원에 낙찰된 겸재 정선의 ‘동작진’. 서울옥션 제공


수요자들이 찾는 작가와 장르도 다변화됐다. 2014년 이후 미술시장은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등 일부 인기 작가의 단색화가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김종학 유영국 이건용 등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달 서울옥션 경매에서 유영국의 ‘영혼’이 12억7000만원에 낙찰된 게 대표적이다. 침체기가 길었던 고미술 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같은 경매에서 1억50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한 정선의 ‘동작진’은 시작가의 약 세 배인 4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수요층의 양적·질적 성장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미술시장 호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는 10월 열리는 국내 최대 아트페어 KIAF(한국국제아트페어)는 벌써부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KIAF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참가를 신청한 갤러리는 30% 늘었고, 대형 부스를 신청한 곳도 50%가량 증가했다”고 했다. 세계적인 갤러리 중에서는 페이스갤러리와 레만머핀 등 단골손님 외에도 글래드스톤 갤러리, 에스더쉬퍼 등이 처음으로 KIAF에 참가하기로 했다.

안주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홍콩 시위와 코로나19 등으로 홍콩 미술품 시장이 위축되면서 한국이 새롭게 아시아 미술시장 거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경매 시장에 밀레니얼 세대가 유입되면서 온라인 경매가 활성화되는 등 호재가 많아 중장기적으로 미술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소장이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만 미술품 거래에 뛰어드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경매회사 관계자는 “미술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전반적인 작품 가격이 상당히 올라 있다”며 “경매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미술품 단기 투자로 수익을 올리기는 매우 어렵다”고 했다. 서울의 한 갤러리 대표는 “작품을 보지도 않고 전화로 수천만원짜리 작품을 사가는 사람들도 생겨났다”며 “미술품은 오랫동안 보유한다고 값이 오른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묻지마 투자’는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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