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접고 배터리·OLED·전장에 베팅.. 구광모 결단 통했다 [구광모의 LG, 확 달라진 3년]

안승현 2021. 6. 2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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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가치·실용주의 앞세워 사업재편 강행
M&A·합작법인·신규공장 설립 투자 활발
젊은피 중용, 보수적 조직서 '뉴 LG' 탄생
그룹 시총도 138조로 취임이후 60조 증가
뉴시스
#. 지난 4월 LG전자가 폰 사업 철수를 공식화하자 재계에선 충격파가 일었다. 무선사업부가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이라는 것은 알지만, 다양한 융복합 기술들이 필요한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적자를 이유로 한때 주력이었던 사업을 완전히 접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MZ세대' 대표적 젊은 총수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29일 취임 3주년을 맞는 구 회장이 그동안 그룹을 환골탈태시켰다는 평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과감한 실용주의 DNA를 적용하면서 그룹의 주력사업을 단단한 반석 위에 올려놨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구 회장은 과거 그룹의 주력사업이었던 MC(모바일) 사업을 접을 정도로 과감한 결정을 내려 일각에선 급격한 변화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3년간 그룹의 핵심사업을 배터리, 전장,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재편하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젊어진 조직으로 보수문화 탈피

28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이 지난 2018년 6월 4대 그룹 총수 중 최연소인 만 40세의 나이로 회장에 취임한 이후 현재 45세 이하 임원은 24명으로 늘었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한 임원이 2019년 16명에서 지난해 23명으로 확대됐다.

재계에서 LG그룹은 다소 보수적인 조직문화로 알려져 있다. 순혈주의를 중시하고 경영자나 임원 승진에서도 연공서열을 따지는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 회장이 취임하면서 LG의 조직이 환골탈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회장급이 맡던 LG전자의 대표이사 자리에 권봉석 사장을 앉힌 것부터가 파격적인 인사였다. 젊은 피의 중용은 임원 숫자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말 단행된 LG그룹 정기임원 인사에서 45세 이하 24명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으며, 올해 임원 인사 규모는 181명으로 평균 나이는 48세다.

■버릴 건 버리고 키울 건 키운다

구 회장은 취임과 함께 그동안 그룹 발전의 발목을 잡았던 사업들을 과감히 털어냈다. 3년 동안 정리한 비주력·부진 사업은 10여개에 달한다.

2019년 2월 LG전자는 연료전지 사업을 청산했고, 9월 수처리 사업을 매각했다. 그해 4월 LG디스플레이는 조명용 OLED를, 12월 LG유플러스는 전자결제 사업을, 이듬해 6월 LG화학은 편광판 사업을 정리했다. 청산작업에 정점을 찍은 건 단연 올해 4월 발표한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다.

구 회장은 '아픈 손가락'을 과감히 도려내면서 신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다. 지난해 2월 LG전자·LG화학 등이 가진 중국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 100%를 1조3000억원에 매각하며 신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확보했다. 또 MRO 사업(2019년)과 ㈜LG가 보유한 LG CNS 지분 35%(2020년)를 매각하면서 내부거래 이슈를 선제적으로 해소했다.

이 같은 사업정비를 통해 얻은 여력을 인수합병(M&A), 합작법인(JV) 설립, 신규 공장 설립에 투입해 'OLED·배터리·전장' 3대 분야를 주력으로 키웠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와 중국 광저우에 투트랙 생산체제를 가동, 생산수율을 높여 지난해 450만대 수준이었던 OLED TV 패널 생산량을 올해 80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LG전자도 올해 1·4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OLED TV 판매를 지난해 205만대에서 올해 2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LG화학 배터리사업 부문에서 분할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강자로 우뚝 섰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150조원에 달하고, 연간 배터리 생산가능 규모는 120GWh(전기차 약 160만대) 수준으로 세계 최대다. 2023년까지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대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 벌려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자동차 전장부품은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를 내며 고속성장하고 있다. 다음 달 글로벌 3위 자동차부품 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올해 3월 스위스 소프트웨어 업체 룩소프트와 손잡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합작법인 '알루토'를 출범했고, 2018년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조명기업 ZKW를 인수했다.

■시가총액 3년간 60조 증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구 회장 취임 이후 3년간 LG그룹의 시가총액(LX그룹 분사 예정 계열사 제외)은 59조561억원 늘었다. 2019년 6월 29일 79조100억원이던 LG그룹 시총이 25일에는 138조661억원으로 74.75%나 늘어난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10대 그룹사 시가총액 증가율 70.85%에 비해 3.9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10대 그룹사의 시가총액은 753조1566억원에서 1286조7532억원으로 533조5966억원 증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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