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새겨져 돌아온 비운의 고종 국새, 보물 된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WB. Tom'.
대한제국 황제를 대표하는 도장인 국새의 몸체 뒷면에 영문자가 새겨졌다.
2019년 12월 재미동포 사업가 이대수씨로부터 고종 황제(재위 1863∼1907)가 국권을 대표해 실무에 쓴 국새 '대군주보'(大君主寶)를 기증받아 분석한 문화재청 연구진은 비통한 감회에 젖었다.
제고지보 등 다른 국새 3점은 대한제국 황제의 명령을 알리고 관리를 임명할 때 쓰려고 제작한 것들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WB. Tom’.
대한제국 황제를 대표하는 도장인 국새의 몸체 뒷면에 영문자가 새겨졌다. ‘톰’으로 발음되는 미국인 이름이었다. 2019년 12월 재미동포 사업가 이대수씨로부터 고종 황제(재위 1863∼1907)가 국권을 대표해 실무에 쓴 국새 ‘대군주보’(大君主寶)를 기증받아 분석한 문화재청 연구진은 비통한 감회에 젖었다. <고종실록> <승정원일기> 등을 뒤져보니 1882년 고종 지시에 따라 만든 3종의 국새 중 하나였다. 제국이 선포되는 1897년까지 외교·행정문서 등에 찍었던 최고 권위의 국가도장이었는데, 그 뒤 미국에 유출된 뒤 기념품으로 전락해 소장가가 멋대로 이름을 새겼던 것이다.
비운의 국새 대군주보가 국가 지정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대군주보와 광복 직후 일본에서 환수한 국새들인 ‘제고지보’(制誥之寶), ‘칙명지보’(勅命之寶), ‘대원수보’(大元帥寶)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대군주보는 높이 7.9㎝ 길이 12.7㎝로, 은 재질에 금도금을 했다. 거북 형상을 새긴 손잡이를 찍는 몸체 위에 붙인 모양새다. ‘대(大)조선국’의 ‘대군주’(大君主)라는 글자들을 새겨놓아 1882년 미국과의 수호통상조약 체결 등으로 중국에 대한 사대를 끝내고 온전한 주권국이 되고자 힘썼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제고지보 등 다른 국새 3점은 대한제국 황제의 명령을 알리고 관리를 임명할 때 쓰려고 제작한 것들이다. 한일병합 직후인 1911년 3월 일본 왕실을 관리하는 궁내청에 넘겨졌다가 해방 뒤인 1946년 8월15일 미 군정이 환수해 국립박물관으로 이관된 내력을 지닌다. 문화재청은 지정 예고한 국새 4점에 대해 30일간 각계 의견을 들은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도판 문화재청 제공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서서히 퍼져가는 델타 변이…서울·대구 등 6개 시·도서 새로 확인
- 윤석열, ‘좌천’ 후배검사들에 전화 걸어 “다음 기회 보자”
- 이재명의 첫 열쇳말은 ‘성장’…7월1일 영상으로 출마선언
- “감사원 독립 수호” 취임사는 헌신짝?…시작과 끝 다른 최재형
- 교촌치킨 사장님들 ‘100억 주식’ 받는다…창업주 권원강의 증여
- 신임 공군참모총장에 박인호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내정
- “한반도에 미군 있어야” 김정일 ‘파격 제안’ 걷어찬 미국
- 47초 만의 ‘환생’…잡아먹힌 뱀장어 ‘아가미 탈출’ 신공
- 자영업자 입 틀어막은 쿠팡이츠 불공정약관, ‘새우튀김 갑질’ 부추겼다
- 장마 7월2일께 제주부터 시작…“장마전선 북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