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절반이 10억 넘었다, 수도권 평균은 7억대 진입
서울 아파트 중위(中位)가격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4년여 만에 70% 가까이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중위가격은 조사 대상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줄 세웠을 때 한가운데 위치하는 아파트 가격으로, 서울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10억원을 넘어섰다는 뜻이다.
28일 KB국민은행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달(9억9833만원)보다 1584만원(1.6%) 오른 10억1417만원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 3~4월만 해도 서울 아파트값은 ‘2·4 대책’ 같은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와 다주택자 절세(節稅) 매물 출현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 폭이 다소 주춤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대비한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공급 정책의 효과를 단기간에 기대하기 어렵고 전세시장도 불안해 무주택자들의 불안감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 아파트 절반이 10억 넘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의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635만원이었다. 4년 1개월 만에 4억원 넘게 오른 것이다. 상승률로 따지면 67%다. 작년 1월(9억1216만원) 처음 9억원대를 돌파한 뒤 1년 5개월 만에 1억원이 더 올랐다. 지역별로는 한강 이남 11구(區)의 중위가격이 12억4666만원, 한강 이북 14구 중위가격은 8억6833만원으로 조사됐다.
중위가격에 앞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이미 작년에 10억원을 돌파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작년 9월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10억311만원)한 데 이어 지난 9개월 사이 14% 올랐다. 이달에는 11억4283만원으로 한 달 전(11억2374만원)보다 1909만원 올랐다. 이남수 신한은행 지점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서울 평균을 밑돌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같은 외곽 지역 저렴한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중위가격까지 10억원대로 끌어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평균 아파트값도 이번 달 7억1184만원으로 처음으로 7억원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10월(6억455만원) 처음 6억원을 돌파하고서 8개월 만에 1억원 넘게 올랐다. 전국적인 집값 상승의 여파로 전국 평균 아파트값(5억462만원)까지 5억원을 돌파했다.
◇절세 매물 사라지며 집값 상승 폭 확대
올해 초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경기·인천 등 수도권 다른 지역이나 지방 광역시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집값이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요가 다소 줄고, 세금을 아끼려는 다주택자 일부가 매물을 내놓은 영향이었다. 하지만 6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조치가 시작되면서 시장에 나온 매물이 급감했고, 집값 상승 폭은 다시 확대됐다.
KB국민은행은 6월(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보다 1.66% 올랐다고 발표했다. 5월(1.01%) 대비 0.5%포인트 이상 확대된 것으로, 작년 9월(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셋값 상승률 역시 1.48%로 올해 1월(1.52%) 이후 최대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집계에 따르면,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4만3484건으로 두 달 전(4만8399건)에 비해 10.2% 줄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정부가 기존에 발표한 장기 공급 정책은 정상적으로 추진하면서 양도세 완화 등 세제 개편을 통해 매물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궁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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