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보고 있나?'..SSG의 마케팅이 '선'을 넘는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2021. 6. 2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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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지난달 21일 ‘스타벅스 데이’ 행사가 열린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치어리더들이 스타벅스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야구는 거들 뿐이다. 프로야구 SSG가 경계를 넘나드는 전방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올해 초 야구단을 인수하면서 “마케팅에서만큼은 롯데를 이길 자신이 있다”고 공언했던 것처럼, SSG는 남들보다 한 발 앞서가는 마케팅 사례를 만들고 있다.

■유니폼을 줄 서서 산다

SSG는 지난달 21~23일 홈구장에서 신세계 그룹사 스타벅스와 손잡고 ‘스타벅스 데이’를 열었다. SSG는 구단 유니폼에 스타벅스 로고를 넣은 한정판 유니폼을 500장 만들었는데, 온라인 판매 물량 340장이 3분 만에 품절됐다. 오프라인 물량 160장을 구입하려면 선착순으로 번호표를 받은 뒤 줄을 서서 입장해야 했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 25일 2차 출시한 유니폼 300장도 순식간에 동났다.

그룹사와 함께하는 프로모션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음달 2~3일 열리는 ‘신세계 데이’에선 신세계백화점 캐릭터가 그려진 유니폼이 판매되고, 신세계백화점 고객이 시구를 한다. 야구단과 다른 그룹사들 간에 벽이 없다. 서로의 자원과 역량을 공유한다. 김재웅 SSG 마케팅팀장은 “야구단은 모기업 사업을 활성화하는 윤활제,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내부에 형성돼 있다”며 “‘고객을 팬으로, 팬을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게 우리의 기조”라고 말했다.

■사회적 책임을 생각한다

지난 17일 SSG는 스포츠마케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접목한 ‘ESG 마케팅’을 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야구단 중 보도자료를 통해 ESG 경영을 선포한 건 SSG가 처음이다.

ESG 마케팅의 핵심은 야구단과 팬, 지역사회의 상생이다. 연고지 인천에 나무를 심는 ‘랜더숲 프로젝트’, 팬들이 모아준 페트병으로 유니폼을 만드는 ‘에코 프랜더스’, 퓨처스 연고지 강화의 농산물을 인천시내 이마트 점포에서 판매하는 특별 기획전, 선수단과 팬들이 함께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강화나들길 플로깅’ 등 지역사회에 깊숙이 개입하는 프로젝트들이 기다리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산책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강화 농산물 판매는 모기업이 유통업을 하고 있기에 가능한 시도다. SSG의 제안에 강화군청이 쌍수 들어 환영했다. 강화나들길 플로깅은 관광자원 홍보와 친환경 트렌드인 플로깅(조깅하면서 쓰레기 줍기)을 결합한 것이다. 랜더숲 프로젝트는 비영리단체 ‘미래숲’이 부지 선정 등 전문적인 영역을 맡고 이마트가 비용을 부담하며 선수단과 팬들이 나무 심기 ‘노동’을 제공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웅 팀장은 지역사회와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이유에 대해 “연고지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구단은 존재 가치가 없다. 연고지 분들이 우리를 성원하는 분위기를 형성해 SSG를 인천의 대표이자 구심점, 자부심의 근간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우리는 눈앞의 수익보다 친환경, 사회공헌 등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야구단이 왜 존재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주성 SSG 마케팅팀 파트너는 ESG 마케팅의 성공 열쇠로 팬들의 참여를 꼽았다. 다만 일부 프로젝트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당장 시행하기 어렵다. 남 파트너는 “올해 안으로 실행계획을 완료하는 게 목표”라며 “페트병으로 유니폼 만들기 등 지금 할 수 있는 프로젝트부터 팬들과 함께 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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