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최다출장 타이 정우람, 8연패에 미뤄놓은 세리머니
[스포츠경향]
한화의 마무리 정우람(36)이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팀의 사정 때문에 기쁨의 세리머니는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정우람은 지난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주말시리즈 3차전에서 9회 팀의 6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1이닝을 던진 정우람은 김민혁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태훈에게 삼진을 솎아내는 등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끝냈다.
정우람의 이 출장은 정우람 뿐 아니라 KBO 리그 역사에서도 의미가 있는 순간이었다. 2004년 프로생활을 시작한 정우람이 16시즌 만에 901경기에 출장했기 때문이다. 이 기록은 OB(현 두산), LG에서 1994년부터 2014년까지 뛰었던 류택현의 기록과 타이였다. 류택현은 20시즌 동안 달성했던 901경기를 정우람은 4시즌이나 줄여 달성했다. 물론 2236경기로 KBO 리그 최다출장 기록을 갖고 있는 박용택(은퇴) 등 타자의 기록에 비해서는 많이 모자라지만 끊임없는 자기관리가 필요한 투수부문에서 기록이 나왔다는 점은 기념비적인 일이다.
게다가 정우람의 기록은 현역으로서는 따라오는 선수가 LG 진해수(682경기)와 송은범(647경기), 두산 이현승(617경기), 삼성 우규민(616경기) 정도가 다다. 220경기 정도의 차이라 향후 정우람의 기록을 깰 만한 투수가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한화는 이러한 뜻깊은 기록의 날을 전광판에 나오는 축하 메시지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가 이미 크게 넘어가 있었던 때문이다. 정우람은 KT 타선이 폭발한 후 0-11 상황에서 올라왔다. 정우람은 이닝을 마치고도 늘 그렇듯 조용히 더그아웃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팀의 분위기 역시 그랬다. 팀이 승과 패를 거듭하는 상황이었다면 조금 분위기가 나아질 수 있었겠지만 한화는 이날 패배로 8연패에 빠졌다. 이미 정우람의 등판상황도 7연패 이후였고 8연패가 확실시되는 분위기였다. 올시즌은 치열한 순위싸움 때문에 긴 연승이나 연패가 안 나오는 분위기였는데 한화는 이날 8연패로 시즌 초 키움의 7연패를 넘어서 올시즌 현재까지 가장 긴 연패를 기록한 팀이 됐다.
지난 18일 SSG전에서 1이닝을 막은 정우람은 지난주 안에는 세이브로 새 기록 달성을 예감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팀이 연패의 늪에 빠졌고 그것도 점수차가 많이 나 나올 수 없는 상황이 거듭됐다. 결국 9일 만에 컨디션 조절 차원으로라도 나와야 하는 상황이 됐고 정우람은 조용히 자신의 기록달성을 지켜봐야 했다.
한화 구단은 정민철 단장을 중심으로 그의 기록이 임박할 때부터 다양한 기념의 방법을 고려했다. 하지만 팀의 연패로 이를 실현할 기회를 놓쳤다. 한화 관계자는 “경기가 대패하는 바람에 정우람 선수도 구단도 조용히 기록달성을 기념할 수밖에 없었다”며 선수단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전했다. 결국 정우람의 신기록은 승리하는 경기의 세이브로 미뤄둘 수밖에 없게 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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