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 골퍼들에게 기회의 땅이 된 코리안투어

김현지 2021. 6. 2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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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충남)=뉴스엔 김현지 기자]

이태훈, 고석완, 이원준, 한승수 그리고 6월 27일 막을 내린 '한국오픈' 우승자 이준석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누가봐도 한국 이름이지만 투어 내에서는 영어로 표기되는 선수들이다.

지난 5년 간 국내 남자 골프 무대에서는 꾸준히 교포 선수들의 우승이 이어지고 있다. 2017년 '신한동해오픈'에서는 이태훈(캐나다)이 깜짝 우승하며 국내팬들에게 처음 이름을 알렸다. 한국 이름을 가진 선수지만 한국말은 서툴렀다. 캐나다에서 태어나 12살 무렵부터는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났기 때문이다.

성인이 된 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입성에 실패한 후 아시안투어를 돌며 활동했다. 당시 '신한동해오픈'이 아시안투어와 공동 주관으로 치러지자 출전하게 됐다. '리차드 T. 리' 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지만, '신한동해오픈' 우승 직후 코리안투어에 정착하면서 이태훈(Taehoon LEE)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9년에는 개막전인 2019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2승 달성에 성공했다. 올해는 7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 1회, 4위 1회 등 제네시스 포인트 4위로 순항중이다.

2018년에도 캐나다 교포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엔 고석완(캐나다)이 코리안드림에 성공했다. 고석완은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고석완은 연장전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고석완은 이태훈보다 한국말이 능숙한 선수다. 초등학교 3학년때 캐나다에 이민을 갔다. 이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대학을 다니며 골프 선수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대학교 3학년에 돌연 중퇴하고 한국에서 프로골퍼로 성공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돌아왔다. 데뷔 2년 만에 군산CC오픈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우승 이후 골프가 마음처럼 잘 안풀리고 있다. 2019년은 제네시스 포인트 82위, 2020년은 87위 등으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는 7개 대회에 출전해 4라운드를 마친 대회가 단 하나도 없다.

앞서 비교적 젊은 캐나다 교포 선수들이 우승했다면, 이제는 오랜 기다림 끝에 코리안드림을 이룬 선수들이다. 이원준(호주)은 프로 데뷔 후 무려 13년 만에 KPGA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 때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촉망받던 유망주였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을 꿈꿨지만, 2부 투어에서 준우승 2회가 최고 기록이다.

결국 꿈이 좌절된 그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와 고국투어인 코리안투어를 병행했다. 그러던 중 13년 만에 고국에서 코리안투어를 대표하는 KPGA 선수권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의 통산 2승까지는 필요한 시간은 16개월에 불과했다. 그는 이듬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오픈'에서 두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만 35세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신인왕 기록도 세웠다.

이원준의 두번째 우승 직후, 한승수(미국)도 날았다. 한승수는 2020년 마지막 대회인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승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난 한승수 역시 아마추어시절 1인자로 손꼽히던 선수다. PGA 2부 투어와 캐나다 투어, 중국 투어, 아시안 투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등 여러 투어에 나섰지만 우승과 연이 닿지 않았다.

첫 우승은 2017년 JGTO '카시오 월드 오픈'에서 먼저 나왔다. 코리안투어는 2019년, 임시 멤버 자격을 얻어 출전했는다. 5개 대회에서 모두 컷통과해 상금순위 54위로 시드 획득에 성공했다. 그렇게 2020 시즌을 시작했고, 첫 시즌에 첫 우승컵까지 품에 안게됐다.

올해 역시 교포 선수의 코리안드림이 이뤄졌다. 이번 주인공은 이준석(호주)이다. 13년 만에 꿈이 이뤄졌다. 이준석은 6월 27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CC(파71, 7326야드)에서 막을 내린 '코오롱 제63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코리안투어 입성 뒤 꼭 13년 만이다.

이준석은 부산에서 태어난 뒤 대전에서 자라다가 15살 무렵 호주로 골프 유학을 갔다. 호주 대표팀에 발탁돼 세계랭킹 톱 골퍼 제이슨 데이(호주)와 함께 훈련하며 프로 골퍼의 꿈을 키웠다. 한국으로는 지난 2008년 돌아왔다. 큐스쿨에서 수석합격을 차지하며 2009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했다. 하지만 데뷔 직후 찾아 온 드라이버샷 입스로 아쉽게 코리안 투어 시드를 잃었다.

이후 호주투어와 아시안투어, 원아시아투어 등 페어웨이가 넓은 대회장을 찾아 자신감을 얻은 이준석은 2011년 큐스쿨을 통해 2012년 코리안투어에 재입성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꾸준히 한 해 코리안 투어 대회를 3개씩 치르며 샷감을 다듬은 이준석은 2017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코리안투어에 정착했다. 이어 올해 드디어 내셔널 타이틀 대회 우승컵을 품으며 코리안드림을 이뤘다.

교포 선수들이 한국 무대로 돌아오는 가장 큰 이유는 환경이다. 투어 생활을 함에 있어 프로 선수들은 국내 투어는 최상의 환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은 물론 일본투어보다도 이동거리가 확실히 짧다. 음식이 입에 맞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언어적 어려움도 없으니 금상첨화다. 캐나다나 호주투어에 비해서는 확실히 투어 규모도 크다. 또한 우승은 어려울지 몰라도 시드 문제는 어렵지 않게 해결 가능하다는 것이 그들이 국내 무대로 발을 돌리는 이유다.(사진=이준석/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원회)

뉴스엔 김현지 92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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