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내 세대갈등에 현대차 임단협 지지부진.. 올해 무분규 타결 깨지나

민서연 기자 2021. 6. 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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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지난달부터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대내외 악재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노조가 처음 계획한 '휴가 전 타결'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현대차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축소판 사례"라며 대표노조를 향해 "자신들만 중요하며 타인의 이해관계는 고려하지 않는 기득권"이라고 지적했다.

악재가 겹친 현대차의 상황을 두고 업계에서는 2년 연속 무분규 조기타결을 이끌었던 현대차 노조가 올해는 완성차 노사갈등의 선봉에 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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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지난달부터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대내외 악재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노조가 처음 계획한 ‘휴가 전 타결’이 어려울 전망이다. 노조는 정년연장을 주장하고 있으나 같은 노조에서도 젊은 층은 반감을 표시하고 있어 노조 내 세대갈등 양상이 불거지고 있다. 대표노조는 협상이 난항을 겪자 역대급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오는 29일 예정대로 12차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최근 집단감염이 있었던 오토웨이 타워에서 근무하던 사측 교섭위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정이 밀릴 우려가 있었으나, 일단 대면 교섭을 재개하고 비대면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주 10차, 11차 교섭을 연달아 진행했지만,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자 노조는 시차를 두고 실질적인 일괄 제시안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달 25일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사측의 일방적 해외 투자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주까지 현대차노사는 40개 조항 중 절반인 20개 조항에 대해서만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임단협의 쟁점으로 꼽히는 임금과 성과급, 만 64세 정년연장 안건에 대해서는 의견차가 거의 좁혀지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사측의 변화 의지가 없다면 파업으로 응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7월 6~7일 사이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젊은 세대들은 기존 노조의 정년연장에 반대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 내 젊은 세대가 주축인 사무연구직노조는 자신들의 요청사항을 사측에 정식으로 전달하기 위해 지난 25일 노사정협의체인 경제사회노동위위원회(경사노위)에 가입했다. 전날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도 이들을 지지하며 소통의 장을 열어주겠다는 입장을 밝혀, 지금껏 방관 형태로 대응한 사측과 대표노조도 계속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갈등은 국민청원 대결로 번졌다. 현대차·기아, 한국GM 등 완성차 3사 노조는 14일부터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65세 정년연장 국회입법 찬성표를 받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서 30일 이내에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안건이 해당 상임위에 공식적으로 회부돼 입법 심사가 진행되는데, 현재까지 1만7000여명이 동의했다. 정년연장 반대청원을 올린 젊은 세대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현재 3700여명이 동의했다.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현대차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축소판 사례”라며 대표노조를 향해 “자신들만 중요하며 타인의 이해관계는 고려하지 않는 기득권”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SNS를 통해 “정년을 연장하면 혜택을 볼 사람은 동년배 대부분보다 고임금을 오래 누려온 사람들”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의 단체급식 부당지원 의혹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갔다. 그동안 현대차그룹 직원들이 사내 급식 수준에 꾸준히 불만을 제기해왔음에도 급식의 질이 개선되지 않자, ‘범 현대가’의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급식은 현대그린푸드(005440)가 맡고 있다. 현대그린푸드의 최대주주는 정교선 부회장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는 사촌이다.

악재가 겹친 현대차의 상황을 두고 업계에서는 2년 연속 무분규 조기타결을 이끌었던 현대차 노조가 올해는 완성차 노사갈등의 선봉에 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노동권 관계자는 “우리나라 노조의 역사가 제조업에서 시작했지만 이제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연구직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기술직 노조의 무리한 기득권 지키기가 결국 구성원 내 갈등을 일으키고 회사의 경쟁력도 갉아먹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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