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안타가 스리런, 키움 겁 없는 신인 이주형 "롤모델은 김현수 선배, 정후 형이라고 하면 식상할까봐"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1. 6. 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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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키움 고졸신인 이주형이 지난 27일 고척 KIA전에서 2회 우월 3점홈런을 친 후 베이스를 돌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고졸신인 이주형(19)은 지난 27일 고척 KIA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스리런 홈런으로 장식했다. 이용규와 송우현의 볼넷으로 만들어낸 2사 1·2루 기회에서 KIA 선발 차명진의 초구 시속 135㎞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초구부터 자신있게 스윙하라’는 강병식 타격코치의 조언을 타석에서 그대로 실천했다. 올시즌 여느 팀의 데뷔 첫 홈런을 친 선수가 그렇듯 이주형도 득점을 하고 돌아온 더그아웃에서 선배들의 냉랭한 ‘무관심 세리머니’를 받았다.

모든 선배들은 이주형이 돌아오자 다 외면을 하고 있다가 주장 박병호의 축하를 시작으로 봇물 터지듯 축하를 했다. 이 모든 상황은 이정후가 설계했다. 대견한 막내를 바라보는 선배들의 눈빛에는 꿀이 떨어졌다.

정작 이 겁 없는 신인의 소감은 독특했다. 처음에는 당황하기 마련인 무관심 세리머니를 두고 느낀 건 “아, 나도 이런 세리머니를 당해보는구나”였다. 언제나 2군에서 보면서 부러웠던 세리머니, 이주형도 이 세리머니의 주인공이 됐다.

매송중, 야탑고를 나온 이주형은 2021년 신인 2차 4라운드 39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다른 동기들처럼 퓨처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그는 올시즌 퓨처스 37경기를 나와 타율 0.302에 홈런 2개, 22타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OPS가 0.829인데 출루율과 장타율이 비슷할 정도로 출루능력도 갖고 있다. 지난 18일 1군에 콜업된 이주형은 20일 창원 NC전에서 대망의 1군 데뷔전을 가졌다.

이주형은 “마산에서 경기를 하다보니 응원도 잘 못 받았는데 고척에서 선발로 나가서 응원을 받으니 기분이 좋고 집중도 더 잘 됐다”고 말했다. 콜업 후 계속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타석을 준비하던 그는 일요일 경기 몇 시간 전 선발투입 소식을 들었고 특별히 떨리는 마음은 없이 차분하게 준비했다.

이날 홈런도 있었지만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승리의 물꼬를 트는 볼넷 출루 역시 이주형의 몫이었다. 4-4로 맞선 상황에서 KIA는 마무리 정해영을 냈다. 연장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 점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이주형은 정해영의 직구를 계속 커트해가며 볼카운트를 쌓았고 풀카운트 승부 끝에 끝내 볼넷을 골랐다. 대주자 김병휘가 나선 후 결국 김혜성의 끝내기 안타로 홈을 밟아 이주형의 출루는 결국 끝내기 득점으로도 이어졌다.

이주형은 “9회 타석은 처음부터 출루를 목표로 들어갔다. 볼넷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지만 끝까지 출루에 대한 의지를 보이다보니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의 다소 엉뚱하면서도 10대 다운 당당함은 ‘롤모델’과 관련한 질문에서 나왔다. 그는 대뜸 LG의 외야수 김현수를 롤모델로 꼽았다. 보통 신인이라면 자신의 팀 같은 포지션 선수를 ‘립 서비스’ 형태로라도 언급을 해주는데 그는 자신있게 다른 팀 선배를 언급했다. 이주형은 “야구를 시작하기 전부터 존경한 선수였다. 펀치력도 좋으신데 콘택트 능력도 좋으시다”고 이유를 밝혔다.

키움에도 걸출한 외야수 이정후도 있다. 이주형은 “당연히 우리 팀에서는 (이)정후 형이다. 하지만 정후 형이라고 말하면 식상할 것 같았다”고 웃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야구판의 ‘신세대’, 이주형의 성장은 키움의 새 시대 성장의 다른 이름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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