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쏜' 강동희 출연 뭇매..비공개 돌렸다 [종합]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2021. 6. 2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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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승부조작 사건으로 실형까지 받은 강동희 전 감독이 방송에 출연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농구 팬들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제작진의 성급함과 부족한 윤리의식이 결국 농구팬들을 비롯해 시청자의 화만 부른 셈이 됐다.

JTBC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쏜다’ 제작진은 28일 전날(27일) 방송에서 공개한 내달 4일 예고편 방송을 비공개 처리했다.

이뿐 아니라 시청자 반발도 원천 차단했다.

제작진은 ‘뭉쳐야 쏜다’ 홈페이지 시청자(소감) 게시판을 비공개로 열람할 수 있도록 바꿨다. 이뿐 아니라 시청자 게시판 역할을 하는 ‘뭉쳐야 쏜다’ 네이버 TALK 게시판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는 강동희 전 동부 감독 출연 예고로 인해 제작진을 향해 비판 여론이 쏠린 것에 대한 조처로 풀이된다. 앞서 제작진은 내달 4일 방송을 공개하며 강동희 전 감독이 기아자동차 레전드로 출연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강동희 전 감독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자 제작진을 향한 시청자의 분노가 들끓었다. 강동희 전 감독은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실형을 선고받았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시청자가 의견을 올릴 수 있는 ‘뭉쳐야 쏜다’ 관련 게시판은 모두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홈페이지 캡처


한 누리꾼은 “스포츠에서 세탁 안 되는 가장 큰 건은 바로 승부조작”이라며 “야구·축구는 눈치라도 봐서 저런 예능 출연을 고사하고 그런 사건에 연루된 인물을 발언 자체도 금기시 돼 있는데 그만큼 농구판이 엉망인 꼴”이라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어떻게 스포츠 예능에서 승부조작 범죄자를 섭외할 수 있느냐. 이게 ‘뭉쳐야 쏜다’ 윤리의식이냐”라면서 “저 같은 일반인도 그 무게를 알고 있는데 스포츠인과 스포츠 예능을 제작한다는 사람들이 이럴 수가 있느냐”라고 했다.

대체로 누리꾼들은 제작진의 부족한 윤리 의식를 타박했고 시청자의 기만한 행동이라는 반론까지 들끓고 있다.

강동희 전 감독은 2013년 3월 스포츠계를 뒤흔들었던 프로농구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강동희 전 감독은 2010~2011시즌 정규리그 4경기를 브로커 등으로부터 4700만원을 받고 후보 선수를 내세우는 수법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인정받았다.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선수가 실형을 받은 적은 있지만 감독이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4대 구기 종목 스포츠를 통틀어 강동희 전 감독이 첫 사례다.

당시 재판부(의정부지법 형사9단독 나청 판사)는 2013년 8월 강동희 전 감독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하며 “스포츠의 생명인 공정성을 해치고 경기에 대한 신뢰를 저하하는 사회적 손실을 끼쳤다”고 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 또한 상벌위원회를 열고 판결을 근거로 강동희 전 감독을 제명 조처했다. 사실상 영구 제명 처분이다.

강동희 전 감독이 기아자동차 레전드로 등장하는 짤막한 예고편 영상 하나로 시청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유튜브 방송 화면


강동희 전 감독은 지난 15일 제명 처분을 해제해달라는 복권 신청을 KBL에 제출했으나 기각 처분을 받았다. 당시 KBL은 “현 시점에서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스포츠 환경 조성을 위해 본 안건을 기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 이 사안에 대해 재논의하지 않겠다는 것이 KBL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프로스포츠협회 부정방지 교육 강사, 각종 봉사활동, 강동희 장학금 수여 등 실형을 마친 뒤 다양한 활동을 해왔던 강동희 전 감독은 지난해 9월 SBS ‘인터뷰게임’에 나오며 방송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당시 그는 “나를 믿고 따라왔던 선수들, 내가 지켜주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뒤늦게 사죄와 용서를 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그냥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살아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게 더 두려웠다”고 했다.

해당 방송 촬영은 허재 전 감독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뭉쳐야 쏜다’ 이번 방송 출연 역시 허재 전 감독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고 이는 곧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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