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X파일 방치는 '극단 사태' 조장한다

기자 2021. 6. 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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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가입자가 2억1000여만 명이나 되는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소셜 딜레마'라는 다큐멘터리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SNS 같은 사회관계망에 대한 문제점을 잘 분석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소셜미디어나 일부 제도권 언론에서 경쟁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른바 'X파일'이라는 내용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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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규 중앙대 교수 미래미디어포럼 회장

전 세계 가입자가 2억1000여만 명이나 되는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소셜 딜레마’라는 다큐멘터리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SNS 같은 사회관계망에 대한 문제점을 잘 분석했다. 특히,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같은 SNS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다수의 전문가가 인터뷰 형식을 통해 소셜미디어에 의해 만들어지는 부정적인 요인들을 직접 밝혔다. 즉, 지금의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소통을 도와주고 사회적 관계를 연결해 주는 도구로 활용됐던 초기의 순기능 대신에, 허위 정보와 사이버 테러 등을 확대 재생산해 경제적 이익만 극대화하는 공간으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셜미디어는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제도권 언론을 대체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른바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은 그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다. 유튜브 등의 소셜미디어에서 무책임하게 다룬 자극적인 내용은 제도권 언론의 보도 내용보다도 더 빨리 확산됐고, 경찰의 사건 관련 공식 설명이나 제도권 언론의 보도 내용은 불신받는 상황이 전개됐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소셜미디어나 일부 제도권 언론에서 경쟁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른바 ‘X파일’이라는 내용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실체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내용을 가지고 유튜버들은 아니면 말고 식의 X파일로 조회 수 높이기를 통해 돈벌이를 하고 있으며, 일부 제도권 언론들은 이 내용을 다시 전달하는 형식으로 또 다른 돈벌이를 한다. 이 때문에 국가 경쟁력과 국민의 행복, 미래에 대한 비전 등 대선 기간에 최우선으로 다뤄야 할 어젠다들은 한참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이러한 무책임한 정보의 생산과 소비 과정이 만들어낸 최악의 결과를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과정에서 확실하게 목격했다. 국민의 선택이 끝났는데도 미국형 X파일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한 도널드 트럼트 전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해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미국은 세계 최초의 대통령제 공화국이자 자유민주주의의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이 같은 ‘X파일’이 계속해서 확산되는 경우 우리나라의 대선도 미국과 유사한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벌써 여당의 대표는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한 사건과 파일들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이다. 그리고 최근 야당에 복귀한 또 다른 경쟁자조차도 이런 X파일 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X파일이 대선 기간에 계속 만들어진다면 결국 대다수 국민의 확증편향을 증폭시켜 사회적 대립을 극대화하고, 폭력적인 사태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역대 대통령 선거를 보면 수많은 흑색선전이 난무했다. 그러나 흑색선전이 도도한 역사적 순리를 바꾸지 못하고, 종국에는 국민으로부터 가장 많은 신뢰와 지지를 받은 후보가 당선됐다. 이 과정을 주도하고 중심을 잡았던 주체는 결국 국민이었다. 수많은 혼탁 선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거듭 현명하게 대처해 온 국민 스스로가 주체가 돼 X파일 같은 흑색선전을 감시하고 무력화해 민주주의를 지키는 지혜를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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