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 등장 이후의 지구를 본 별 얼마나 될까

조승한 기자 2021. 6. 2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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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을 관측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별이 2034개에 이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만에 하나 이들 별 주변에 지구 같은 행성이 돌고 있다면 지구 문명의 변천사를 관측하는 외계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던졌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구에서 11광년 떨어진 '로스128'은 외계 문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지구형 행성을 보유한 가장 가까운 별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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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5000년 전부터 5000년 후까지 지구가 태양을 가리는 것을 관측해 지구 존재를 파악할 수 있는 별이 2034개인 것으로 분석됐다. 오픈사이언스 제공

인류 문명을 관측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별이 2034개에 이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만에 하나 이들 별 주변에 지구 같은 행성이 돌고 있다면 지구 문명의 변천사를 관측하는 외계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던졌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자 칼테네거 미국 코넬대 천문학부 교수는 지구에서 문명이 발생한 5000년 전부터 현재까지 1715개 별이 지구를 발견할 수 있었고 앞으로 5000년간 추가로 지구를 찾아낼 위치에 있는 별이 319개에 이른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23일 발표했다.

천문학자들은 태양과 같은 항성 주위를 도는 행성을 찾는데 별빛을 활용한다. 행성이 항성 주위를 돌다가 항성을 가리면 순간적으로 별빛이 어두워지는데 이 현상을 통해 행성 존재를 파악하는 원리다. 이 방법은 행성이 별을 가리는 현상이 관측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만 가능하다. 과학자들은 326광년(빛이 1년간 날아가는 거리) 이내에서만 항성이 행성에 가려 빛을 잃는 현상이 관측된다고 보고 있다.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의 은하관측 위성 ‘가이아’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우리은하 내 항성 목록 ‘EDR3’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별을 찾아냈다. EDR3에 등록된 항성은 18억 개, 이 중 지구에서 326광년 이내에 있는 별은 33만1312개로 추산된다. 연구팀은 다시 이 중에서 5000년 전부터 5000년 뒤까지 326광년내에 있는 별 2034개를 추려냈다. 연구팀은 외계 문명이 존재한다면 인류 문명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행성을 가진 별의 숫자를 헤아리기 위해 5000년전부터 5000년후를 기준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인류가 우주로 쏜 전파를 수신할 위치에 있는 100광년 이내의 별이 75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1920년 미국에서 시작한 라디오 방송 전파는 빛의 속도로 날아 가장 멀게는 100광년까지 도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에서 11광년 떨어진 '로스128'은 외계 문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지구형 행성을 보유한 가장 가까운 별로 분석됐다. 이 별 주변에는 지구보다 1.8배 큰 행성이 돌고 있다. 만에 하나 기원전 1036년부터 기원후 1121년까지 높은 문명을 가진 생명체가 살았다면 지구가 태양을 통과하는 것을 지켜봤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구에서는 생명체가 살만한 지구형 행성 7개를 가진 행성계인 트라피스트-1를 볼 수 있지만 정작 트라피스트-1에서는 지구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트라피스트-1에서 볼 때 46광년 떨어진 지구가 태양 앞을 지나야 별빛을 통해 지구 존재를 알 수 있는데 현재는 그런 각도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1642년 뒤인 3663년부터 6034년까지는 트라피스트-1에서 태양 앞을 지나는 지구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천문 연구는 지구에서 우주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이뤄져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런 시각에서 벗어나 역으로 먼 우주의 존재가 같은 방식으로 지구의 존재를 찾아 나설 수 있다는 시점전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새롭다. 천문학자들은 이번 연구가 외계생명체 탐사 목표의 우선 순위를 설정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칼테네거 교수는 “이들 별은 우주라는 거대한 극장의 가장 앞좌석에 앉아 인류를 지켜보고 있는 것과 같다"며 "인류가 우주를 탐색하는 계획을 세우듯 태양계 너머에서도 누군가 인류를 찾아나설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상상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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