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들 5만원에 팔고, 3개월 후 저를 잡아먹겠대요[체헐리즘 뒷이야기]
[편집자주] 2018년 여름부터 '남기자의 체헐리즘(체험+저널리즘)'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해봐야 안다며, 마음을 잇겠다며 시작했습니다. 매주 토요일 아침에 자식 같은 기사들이 나갔습니다. 꾹꾹 담은 맘을 독자들이 알아줄 때 가장 행복합니다. 그러나 숙제가 더 많습니다. 차마 못 다한 뒷이야기들을 가끔씩 풀고자 합니다.


지난 2월, 추웠던 겨울에 1m 짧은 목줄에 묶인 개들의 삶을 취재했었습니다.
그때 처음 단풍이를 만났습니다. 서울 송파구였습니다. 산책을 시켜주러 갔는데,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새벽부터 일찌감치 일어나 기다렸다지요. 모처럼 소풍 가는 아이들 마음이었달까요.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다시 줄에 묶으며 마음이 쓰렸습니다. 녀석은 또 일주일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더워도, 추워도 옴짝달싹 못하는 그런 1m의 삶. 그건 차마 끝나지 않았습니다. 단풍이가 계속 새끼를 낳았기 때문입니다.

올해 5월에도 새끼 11마리가 태어났습니다. 그중 한 마리는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나머지 10마리 중 7마리는 주인이 어디론가 보냈습니다. 5만원씩 팔았다는 얘기도 전해졌습니다.
이곳엔 어미 단풍이와 지난해 11월에 낳은 꼬마(7개월), 그리고 꼬물이 세 마리(2개월)가 남아 있습니다. 이를 딱하게 여긴 인근 주민들이 사료며 물을 가져다주고, 산책을 시켜줍니다. 그대로 두면 주인이 팔아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봉사하는 주민 말로는, 이미 7개월이 된 꼬마를 "3개월 후 잡아 먹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봉사자들은 꼬마와 꼬물이들을 입양보내주고 싶어했습니다. 가족을 만나야 살 거라 생각한 거지요. 그러나 중형견에, 품종견이 아니라 입양 및 임보 신청이 한 건도 없다고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이 녀석들이 가족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꼬마와 꼬물이 세 마리를 가족으로 맞아주실 분은 제 이메일(human@mt.co.kr)이나 인스타그램(@god_savethe_dog),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webmaster@aware.kr )로 연락주세요. 죽어도 좋을 생명은 없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간절히 기다리겠습니다. 다만 입양 전엔 신중히 생각해주세요. 꼬물이들은, 앞으로 더 자라니까요.

단풍이는 그 자리에서 1년에 두 번씩 출산을 할테고, 꼬물이들은 계속 태어날 겁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짧은 목줄에 묶여 살다가 또 팔리고 사라지고, 잡아먹겠단 이야기를 듣겠지요. 제대로 된 돌봄 없이 새끼만 낳게하는, 그러나 주인이 있기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지요. 안타까운 '악순환'입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에선 단풍이네를 2015년부터 돌보고 있습니다. 이 실정을 잘 알고 있지요. 그래서 주인에게 "단풍이를 중성화해주겠다"고 했지만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주인이 돌봄과 산책마저 못하게 할까 싶어, 눈치만 봐야하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시골개들을 위한 중성화가 절실합니다. 어웨어는 지난달 충북 청주시에서 청주동물원, 충북대 수의대와 함께 시골개 중성화를 했습니다. 논밭에 다니는 개들을 구조하고, 짧은 목줄을 늘려주고, 낡은 개집도 교체했고요. 그러는 동안 개들을 산책시켜줬는데, 너무 신나해서, 좋아해서, 다시 묶는 게 너무 미안했답니다.

그래서 개를 그저 키우는 게 아니라, 보호하기 위한 동물보호법 개정이 시급합니다. 목줄 길이를 늘려주고, 무더위와 맹추위, 악천후를 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방치된 개들이 너무 많아서, 동물보호법을 개정해 최소한의 관리 의무와 종별 지침을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했습니다.
그저 데리고 있는다고, 아무렇게나 키운다고, '보호자'가 아닌 겁니다.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동물의 처우 개선을 위한 입법적, 정책적 노력이 간절히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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