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68] 인간의 부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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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잼의 1993년 앨범 ‘Vs.’의 인상적인 재킷은 데뷔 앨범을 통해 거둔 성공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야수와 같이 처절한 몸부림을 암시한다. 펄잼은 너바나와 함께 얼터너티브 붐을 주도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단숨에 얻었지만 그들의 탁월한 음악적 성취와 진지한 문제의식만큼이나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태도가 위대함의 반열에 오른 밴드였다.
헝클어진 머리와 제조업 노동자의 복장을 일관한 이 밴드의 프런트맨 에디 베더의 꽉 다문 입 사이로 터져나오는 포효는 제도적 억압과 걷어차인 사다리로 고통받는 젊은이들에게 상처의 공감을 이루어낸다. 그는 말한다. “이 세상에는 나보다 뛰어난 목소리를 지닌 이들이 너무나 많다. 사실 나는 나 자신을 가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유소에서 새벽 3시에 일하는 사람들처럼 나 역시 영원한 보통 사람일 뿐이다.”
자기들 공연 티켓값이 너무 비싸다며 미국의 메이저 공연 예매 회사인 티켓마스터사를 고소하기도 했던 이들. 물론 패소했지만 ‘쥐(Rats)’를 통해 쥐보다 못한 인간들의 부패와 악덕을 고발한다.
‘그러면 안 되는 곳에 똥을 싸지르지는 않아/ 제 것이 아닌 것은 취하지 않아/ 쥐들은 사기 치지 않아, 싸우지 않아/ 평등하게 주어진 권리를 탄압하지 않아/ 저 혼자 잘 먹자고 배고픈 놈을 굶기지 않아/ 죽은 놈 빵을 훔쳐다가 굴을 가득 채우지도 않아.’
LH 직원들의 불법 투기에 대한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인 가운데 부패를 감시하는 청와대 비서관의 토지 투기 의혹은 평범한 사람들의 분노를 넘어 절망으로 유도한다. 우리보다 국가 부패지수가 한참 높은 일본에서도 엘리트 중의 엘리트 부처라고 할 수 있는 경제산업성의 두 관료가 짜고 코로나 지원금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하여 일본인들을 아연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가 부패지수가 33위까지 올랐다고 좋아할 일은 아니다. OECD 국가 중 노동시간은 멕시코에 이어 2위, 그러나 행복지수는 꼴찌에서 2위. 이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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