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합의 복원 청신호?.."미국, 이란 최고지도자 제재 해제 검토"

윤기은 기자 2021. 6. 2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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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대선 투표일인 지난 1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테헤란|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 대한 제재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 핵합의(JCPOA) 복원 협상이 수개월째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JCPOA 복원을 위해 먼저 양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맺은 임시 핵사찰 합의를 연장하지 않고 종료했다.

미 NBC 방송은 26일(현지시간) 미 정부에서 일했던 관계자와 외교 소식통 등 세명을 인용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중인 JCPOA 복원 협상에서 미국과 이란 협상 대표들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제재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BC 방송은 “협상의 윤곽이 나왔다”며 “양측이 처음에 제시했던 핵 합의 복원 조건을 일부 양보하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제재 해제가 JCPOA 협상의 청신호라고 분석했다.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 국제문제 및 중동문제학 교수는 “이것은 이란의 요구였을 것”이라며 “미국은 이에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제재 해제가 이란과의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NBC 방송에 말했다. 다만 NBC는 하메네이에 대한 제재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상대에 굴복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는 2019년 6월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국 무인기를 격추한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다른 이란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미국 입국 금지, 미 기업과의 금융거래 금지 등의 제재를 발표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측근들은 미국에 자산을 두지 않았고, 미국을 방문하는 일도 거의 없어 이 제재는 경제적 측면보다는 정치적 상징 조치로 해석됐다.

미 국무부는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제재 해제를 염두에 두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모든 것이 합의되기 전까지는 무엇도 정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JCPOA 복원 협상이 진통을 겪으며 4개월 동안 연장돼온 이란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합의했던 임시 핵사찰이 만료됐다. CNBC는 27일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IAEA와의 임시 핵사찰 관련 합의는 갱신되지 않았으며, (핵 시설) 감시 영상은 이제 이란에 귀속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JCPOA 복원을 위한 참가국 회담에 참여 중인 이란은 지난 2월 핵사찰 기간을 3개월 연장했고, 지난달 24일 핵사찰을 한 달로 한차례 더 연장했다. 향후 핵합의 복원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제한적인 핵사찰을 임시로 연장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후 한 달 넘게 핵합의 복원 회담은 타결되지 않았고 임시 핵사찰 합의도 만료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의 핵사찰 제한이 핵합의 복원을 놓고 줄다리기 협상을 벌이는 서방국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경보수 세력이 장악한 이란 의회는 지난해 12월 핵 과학자모흐센 파크리자데가 암살되자 우라늄 농축 농도 상향과 IAEA 사찰 중단 등의 조치를 시행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이란은 지난 4월 초부터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독일 측과 만나 JCPOA 복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란은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지만, 회담 과정에서 양국은 간접적으로 상호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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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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