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m의 기적'..호주교포 이준석이 이겼다
그림 같은 버디로 공동선두 오르고
18번홀도 버디 잡아 한국오픈 제패
프로 데뷔 13년 만에 생애 첫 우승
[경향신문]
17번홀(파4)에서 기적같은 11m 버디로 공동 선두, 그리고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챔피언을 결정지은 2.5m 버디 퍼트.
마지막 두 홀에서 극적으로 연속 버디를 잡은 호주 교포 이준석(33)이 한국 최고 권위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한국오픈에서 프로 데뷔 13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따냈다.
이준석은 27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CC(파71·6698m)에서 열린 코오롱 제68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4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4개로 이븐파 71타를 쳐 나흘 합계 8언더파 276타를 기록, 박은신(31)을 1타 차로 제치고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상금은 무려 4억원이다.
천안에 거주하며 3년 동안 우정힐스 골프장을 홈코스로 두고 기량을 갈고 닦은 이준석은 3라운드 내내 선두를 달리며 생애 첫 우승의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종라운드에서는 10대 돌풍의 주역 김주형(19)과 역시 프로 데뷔 11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노리는 박은신의 맹추격에 휘말리며 오히려 끌려가는 플레이를 펼쳤다.
긴장한 탓인지 첫 홀(파4)부터 짧은 버디 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한 뒤 곧바로 다음 홀에서 버디를 낚은 김주형에게 역전당한 이준석은 5번홀(파5) 버디로 다시 선두로 복귀했으나 7번홀(파3)에서 김주형과 보기, 버디가 엇갈리며 선두에서 내려왔다.
중반은 2타 차 선두로 내달렸던 김주형, 후반은 착실한 추격으로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단독선두로 올라선 박은신의 페이스였다.
하지만 이준석은 2타 차 3위로 맞은 17번홀에서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는 박은신이 티샷을 옆 홀로 쳐 보기를 범하는 사이, 11m짜리 긴 버디 퍼트를 기적처럼 넣어 김주형과 3명이 공동선두를 이뤘다. 마지막 18번홀에선 김주형이 티샷을 OB 구역으로 쳐 경쟁에서 탈락한 뒤 박은신과의 버디 퍼트 싸움에서 승리하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박은신이 먼저 버디 퍼트를 놓친 뒤 이준석은 2.5m 챔피언 퍼트를 넣고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며 포효했다.
호주에서 골프를 배워 아마추어로 명성을 날린 이준석은 2009년 코리안 투어에 데뷔했으나 지금껏 우승을 따내지 못했다. 두 아이의 아빠인 이준석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눈물을 쏟으며 “안 될 때마다 많이 절망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노력하다 보니 오늘의 영광이 왔다”며 “17번홀 긴 버디 퍼트를 넣고 분위기가 나한테 왔다고 생각했고, 마지막 퍼트는 본 대로 치면 들어갈 거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얘들아 아빠가 해냈다”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천안 | 김경호 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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