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외인 타자 재활용'..한화서 방출된 호잉, KT로 돌아온다

김은진 기자 2021. 6. 2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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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알몬테 대신 타선 보강
시즌 중반 선두 싸움 승부수

[경향신문]

KT 새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이 지난 26일 계약서에 사인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KT 위즈 제공

KT가 KBO리그에서 희귀해진 ‘재활용 타자’ 카드를 꺼냈다.

KT는 지난 26일 제러드 호잉(32)을 총액 40만달러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아킬레스건 미세 손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조일로 알몬테를 웨이버 공시 요청하고 호잉을 영입했다.

호잉은 2018년부터 3년간 한화에서 뛰었던 외야수다. 특히 2018년 타율 0.306 30홈런 110타점을 기록하며 한화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지난 시즌에는 3년째 한화와 재계약을 했으나 부진해 6월 방출된 뒤 미국으로 갔고 1년 만에 KBO리그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

다른 팀에서 뛰다 재계약에 실패하고 나간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재활용’ 사례는 무수히 많았다. 근래에는 대부분이 투수였다. 2019년 KBO리그 MVP에 오른 조시 린드블럼도 2017년까지 롯데에서 뛴 뒤 결별하고 두산으로 옮겨 특급 에이스로 거듭난 투수다.

다른 팀을 거쳐간 외국인 타자가 또 다른 팀과 계약해 KBO리그로 돌아온 것은 매우 오랜만이다. 최근 사례는 2014년 LG에서 재계약하지 못하고 2015년 넥센과 계약한 브래드 스나이더다.

방출 외인 타자 재영입 사례는 2010년대 들어 확 줄었다. KBO리그에 에이스급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각 구단이 투수를 놓고는 ‘더 좋은 투수’를 찾게 돼 여전히 쓸 만한 투수들도 방출 시장에 나오는 데 비해 타자는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아 웬만한 수준이면 재계약하거나 미·일 시장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KT로서는 매우 특별한 도전을 택했다.

그중에서도 호잉은 특수한 사례다. 호잉은 지난해에는 34경기에서 타율 0.194 4홈런 14타점으로 바닥을 치다 방출됐다. 그러나 올해 마이너리그 계약을 통해 토론토에 입단하고 최근 빅리그에도 콜업돼 2경기를 뛰었다. 특히 류현진이 뛰는 토론토에서 뛰게 되자 국내에까지 존재감을 드러냈다. 마침 외국인 선수 교체를 고민하는 팀들이 속출할 무렵, 일부 구단들의 관심을 받은 호잉은 토론토 방출 뒤 KT와 손을 잡았다. KBO리그에서 활약해 미국으로 ‘역수출’된 외국인 타자들과 달리 호잉은 미국에서 일종의 ‘쇼케이스’를 하고 다시 KBO리그로 돌아온 셈이다.

호잉은 비자 발급 등 행정 절차를 완료하고 자가격리 기간까지 더하면 올림픽 휴식기를 지난 뒤 후반기부터 출전할 수 있다. 현재 선두권인 KT는 부상 선수가 많은 와중에도 잘 버티고 있지만 외국인 타자는 가장 취약점으로 꼽혔다. 특히 알몬테가 부상 전력을 의식해 수비와 주루를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마이너스’로 이어졌다. KT는 호잉의 안정된 수비와 주루 실력만으로도 보강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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