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병에 멍든 농심, 산사태 예방 알아서?

진희정 2021. 6. 2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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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 [앵커]

올해도 중부 지방에 과수화상병 피해가 심각합니다.

발병하면 나무를 땅에 묻는 게 유일한 방법이어서, 피해 지역엔 텅 빈 채 맨살을 드러낸 과수원이 많은데요.

특히 산비탈에 과수원이 많은 충북에선 장마철 호우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진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사과나무 1,400그루를 땅에 묻은 과수원.

경사면의 흙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위태롭습니다.

앞 마을 주민은 맨살을 드러낸 과수원이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박용기/충주시 동량면 : "뿌리를 싹 뽑았잖아요. 아무것도 붙잡을 힘이 없단 말입니다. (흙들이) 내려오게 되면 밑에 있는 집들이 그냥 묻히지요."]

사과 재배 농가 95%가 화상병으로 과수원을 잃은 이 마을은 지난해 최악의 여름을 보냈습니다.

이른바 사과 무덤으로, 벌거벗은 산 곳곳에 집중 호우까지 쏟아져 유례없는 수해가 났습니다.

[이원일/충주시 산척면 : "땅을 전부 뒤집었잖아. 그러니까 비가 오는 바람에 그냥 전부 풀려나가듯이 술술술 아래로 사태가 난거지."]

화상병 방제는 균 확산을 막기 위해 열흘 안에 농가에서 책임지고 나무를 묻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지와 같은 수준으로 지원되는 매몰 비용으론 산사태 예방 시설은 엄두도 못 냅니다.

[김진석/충주시 동량면 : "경사지는 파면 팔수록 손해야, 비가 오면요. 그게 염려스럽지. 사태가 나려니까."]

전문가들은, 방제 당국이 방제에 따른 후유증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건드렸으면 지질하고 지형, 물길 같은 것을 제대로 놔서 산사태가 촉진되지 않게끔 방어막을 만들어주면 돼요."]

올해 과수화상병으로 사라진 과수원 면적은 충북 지역만 축구장 120개 크기.

농가에만 맡긴 채 일단 묻고 보는 식의 방제가 아니라, 2차 피해까지 고려한 세심한 방제 대책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

진희정 기자 (5w1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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