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수업에 아이들 눈 '반짝' 상상력 '쑥쑥'

글·사진 백승목 기자 2021. 6. 27.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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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교육청 '마을로 찾아가는 이동수업' 학생·주민에 인기

[경향신문]

울산 북구 ‘햇살 작은 도서관’에서 지난 21일 전문 마술사가 초등학생들과 함께 주사위를 이용한 창의 마술수업을 하고 있다.
돌봄·방과후학교 30곳 찾아
전문강사 등 초빙 수업 진행
전통놀이 등 주제도 다양화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질문
창의성·사회연대성 키워줘
“수업 요청 쇄도…내년 확대”

울산지역 학생들의 ‘배움의 장’이 일선 학교 담벼락을 넘어 아이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이 이달부터 시작한 ‘마을로 찾아가는 이동수업’에 대한 학생과 주민들의 반응이 뜨겁다. 이동수업은 마을도서관이나 복지센터, 학생·학부모 등 마을 단위의 물적·인적 자원을 활용해 마을공동체의 교육적 역할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21일 오후 울산 북구 중산동 디아채 아파트 복지동에 자리한 ‘햇살 작은도서관’. 초등학교 1~3학년 10여명이 모여 동네로 찾아온 전문강사 신현재 마술사로부터 ‘창의 마술’ 수업을 받고 있었다. 도서관 관리자와 아이들을 데려온 학부모 서너명도 함께 수업을 지켜봤다.

신 강사가 “마술과 마법의 차이가 뭘까요”라고 묻자 한 남자아이가 손을 번쩍 들고 “마술은 속임수고요, 마법은 신비로운 거예요”라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신 강사는 “맞아요. 마법은 주문을 외워 있는 것도 사라지게 하고, 없는 것도 ‘번쩍’하고 나타나게 하는 거지요. 마술은 연기를 하면서 마치 마법처럼 보이게 하는 거예요”라고 마술의 개념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이어 주사위를 이용해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마술을 선보이고, 아이들이 이를 연습해 친구들 앞에서 발표를 하기도 했다.

수업은 약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고, 수업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아이들은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 강사는 “수업은 단순히 마술쇼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상상력과 창의성을 키우고 정신적·신체적 발달과 사회연대성을 길러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마을로 찾아가는 이동수업’은 초등학생 대상 ‘마을 돌봄사랑방’ 8곳과 초·중·고 대상 ‘마을 방과후학교’ 22곳 등 30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동수업의 첫 수업이 바로 햇살 작은도서관에서 진행한 ‘창의 마술’ 수업이다. ‘창의 마술’ 수업은 지난 11일 북구 ‘양정 작은도서관 달팽이’를 시작으로 지난 26일까지 7차례 수업이 진행됐고, 다음달 14일까지 5차례 수업이 더 이뤄진다.

울산시교육청은 마을 돌봄사랑방과 마을 방과후학교의 요청에 따라 ‘창의 마술’ 수업에 이어 전통놀이와 미디어 수업 등 다양한 주제의 이동수업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동수업은 교육청이 전문강사 섭외와 수업비·교재비 조달 등 행정적·재정적 업무를 모두 맡아 처리한다. 소규모 마을 단위 배움터가 쉽게 마련할 수 없는 교육기반을 교육청이 제공하는 것이다. 수업은 학생과 주민들이 희망하는 날짜와 시간대를 기준으로, 평일 오전·오후는 물론 주말에도 열린다.

안언경 울산교육청 교육혁신과 주무관은 “각 마을에서 이동수업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올해 성과를 봐가며 내년부터 수업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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