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주거상담' 받고 반지하서 2층 옮겼어요
[경향신문]
임대주택·원룸·자금대출부터
주거지원제도 정보까지 제공
2년째 온·오프라인 맞춤상담
지난해 전문가가 341건 해결
임대인과의 분쟁 해결하기도
지난 24일 오후 서울 금천구 독산동 청년활동공간 ‘청춘삘딩’ 2층 세미나실.
경기 부천에 살면서 금천지역 내 직장과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준비하는 신모씨(35)가 상담을 받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16년간 부동산 공인중개사로 일한 공병권씨가 상담사로 나섰다. 상담이 끝난 후 신씨는 “부모와 함께 살다 독립하는 것이라 이사를 위해 무엇부터 알아봐야 하는지 막연했다”며 “상담에서 이사는 어떻게 진행하고, 어떤 주거지원제도가 있는지 알게 돼 흐릿하던 부분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금천구립 청춘삘딩에선 지난 5월부터 청년들을 대상으로 주거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로 온라인은 카카오톡 채널(금천청년주거상담)을 통해 평일 상시 상담을 하고, 오프라인은 매주 목요일에 사전신청을 받아 청춘삘딩에서 진행한다. 부동산 전문가가 부동산 계약에 관한 상담부터 다양한 주거지원제도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청춘삘딩의 김공명 매니저는 “청년 1인 가구가 매년 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들이 독립을 준비하거나 홀로 살면서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담 건수는 총 341건. 상담 내용을 키워드로 분류해보면 ‘청년주거지원정책’(59건), ‘청년주택’(43건), ‘금천구 원룸 시세’(42건), ‘LH 청년임대주택’(38건), ‘청년통장’(33건), ‘전세자금 대출’(28건), ‘임대차 계약서’(27건), ‘월세 지원’(12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두 달 동안은 총 14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그중엔 반지하에서 10개월 된 아이를 홀로 키우는 청년 여성 A씨가 있었다. 공씨는 “반지하는 아무래도 아이랑 생활하기에 열악한 공간이라 지원기관을 찾아보다가 금천구에 A씨의 상황을 알렸더니 긴급복지지원 대상자로 선정했다”며 “생계비를 지원받게 된 A씨는 주거환경이 개선된 2층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말했다.
실직 후 심리적 어려움을 겪던 청년 B씨는 주거지에서 소란을 피워 옆집에 살던 임차인이 이사를 가면서 임대인으로부터 소송을 당할 상황에 처했다. 공씨는 B씨의 사정을 임대인에게 설명하고, B씨가 임대인에게 사과와 함께 금전적 배상을 약속하면서 둘 사이의 분쟁은 일단락됐다.
공씨는 청년 주거 상담을 진행하면서 “청년 현실에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그는 “청년들이 집을 찾기 어려운 것은 청년들이 살 만한 주택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며 “청년대출제도 등을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다고 해도 너무 오른 집값을 생각하면 지원책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혜영 청춘삘딩 센터장은 “청년 주거 문제는 복합적이어서 상담만으로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운 측면도 있다”면서 “상담자별로 지원이 가능한 단체나 기관을 찾아 연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청춘삘딩은 상담 사례 등을 토대로 ‘불투명한 월세 관리비 책정 관행 해결’ 등 청년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운동도 펼쳐나갈 예정이다.
글·사진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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