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ESG 행사 중.."해도 너무해"
[앵커]
ESG.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영문 첫 글자를 딴 용업니다.
기업이 환경 보호와 사회 공헌,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을 해야 지속이 가능하다는 경영 원칙인데요.
해외에선 이미 20여 년 전부터 투자 결정의 중요한 지표가 돼왔는데, 앞으론 우리 코스피 상장사들도 ESG 정보를 공시해야 합니다.
기업들에겐 기회가 될 수도, 위기가 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기업들 못지 않게 이 ESG의 활용 가능성을 재빠르게 포착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언론산데요.
일부 언론사들이 ESG를 명분으로 각종 사업을 벌여 장삿속을 채우고 있습니다.
그 실태, 임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경제신문이 공기업들을 대상으로 주최한 '대한민국 ESG 경영대상'.
행사는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한경 직원 : "오늘 출입하지 마시라고... (언론사들이요?) 저희 (수상) 명단 이외의 사람들은 (들이지 말라고...)"]
다음날 실린 기사.
'ESG 대표선수', 'ESG 우등생' 등 칭찬 일색입니다.
한경은 참가 기업들로부터 심사평가료 명목으로 200만 원씩을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연회비 2천만 원인 ESG 프로그램에 참가할 회사도 모집했습니다.
매일경제 역시 기업들에게 최고 2천만 원의 연회비를 받고 ESG와 관련한 포럼과 교육, 자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기사를 써주겠다는 홍보 서비스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렇게 ESG 사업에 뛰어든 언론사가 스무 곳이 넘고 관련 행사는 서른 개가 넘습니다.
[A 기업 홍보담당/음성대역 : "지금 딱 좋은 테마 아닙니까? ESG. 모든 포럼에, 교육에, 장사하기엔 대목이죠, 대목!"]
광고주협회가 회원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언론사로부터 ESG 관련 광고, 협찬, 행사참여를 요청받았다는 곳이 절반이 넘었고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회사가 89%나 됐습니다.
[곽혁/한국광고주협회 상무 : "(행사 내용이) 기업들이 고민하는 정도의 수준까지는 안 되고 있고요, 기업이 거절했는데 언론사가 기분 나쁘면 기사로 보복하거나 시리즈 기사를 쭉 써버리는 경향들이 있기 때문에 보험성으로 협찬을 유지하는 거죠."]
[조수진/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교수 : "돈 낸 기업들에게 E와 S는 굉장히 부각해서 기사를 써주고 그 다음에 취약구조인 지배구조, ESG에서 G 이 부분은 슬쩍 가려주는 거죠. 언론이 정보를 지금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라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한경과 매경 등은 전문가와 함께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ESG 패러다임에 맞춘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임주현입니다.
임주현 기자 (le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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