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식 틀 깬 이준석.. 사이다 같은 '3無 행보'

임재섭 2021. 6. 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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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백범 김구 선생 72주기를 맞아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김구 선생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사진은 김구 선생의 손자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 정치 역사상 30대 당 대표 기록을 세운 이준석(사진)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후 2주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거침없는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계파도 없고, 이분법적 좌우 이념도, 지역주의도 없는 '3무(無)'가 그의 거칠 것 없는 행보를 가능케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단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국민의힘 출범이후 역대 최고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물론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승민계이기 때문에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도 여전히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 정치적 무게가 부쩍 커지면 이 역시 벗어던질 수 있다는 기대도 적지 않다.

당 대표가 되자마자 호남을 방문하고, 따릉이를 타고 국회로 출근하며 기존 여의도 공식과 차별화된 행보를 해온 이 전 대표는 여의도의 정치공식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서거 72주기를 맞아 백범 묘소를 참배했다. 그간 보수진영이 '건국의 아버지'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더 무게를 둬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행보로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에도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방명록엔 "소탈함과 솔직함을 추억하고 기린다"고 썼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6·11 전당대회에서 캠프사무실·문자홍보·지원차량 없는 '3무' 선거를 치르고도 당선돼 정치권에 혁신을 일으켰다. 사상 최초로 이뤄진 온라인 선거의 영향도 컸지만, 선거 비용까지도 본인의 후원금 모금액(1억 5000만원)의 20%에 불과한 3000만원 정도만 사용하며 여의도 정치 공식을 완전히 깼다. 이 대표는 이렇게 남긴 1억 2000만원을 '대변인 공개 오디션 토론배틀'을 통해 새로 발탁할 대변인의 활동비로 쓰겠다고 했다.

그가 야심 차게 기획했던 '대변인 선발 오디션'도 흥행에 성공해 많은 이야기 거리를 남겼다. 민계식 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79)부터 인헌고의 편향교육을 비판하며 이름을 알린 최인호(20) 군까지 세대와 계층을 넘어선 지원자들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민 대표의 경우 16강 선발 과정에서 탈락하자 이 대표가 직접 전화를 걸어 "대변인으로 스펙이 너무 강했다"며 당이 정책을 세우거나 할 때 의견을 구할 일이 있으면 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기존의 전통적 보수 지지층에게도 거침없이 다가갔다. 지난 24일에는 무소속으로 남아있던 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승인했고, 25일에는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대표와 만찬 회동을 했다. 이 대표가 국민 통합을 위한 행보 차원에서 먼저 만찬을 요청했고,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황 전 대표에게 당 운영과 대선 관리 등과 관련해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이 대표의 계속되는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정치적 무게감이 부쩍 커졌기 때문에 가능한 행보라고 해석하고 있다. 자력으로 전당대회를 이기면서 특정 계파의 소속으로 보기에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데다 큰 실수 없이 현재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까지 견인(리얼미터 21일 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 39.7%로 출범후 최고치 경신, YTN의뢰, 14일~18일까지 5일동안,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며 당 운영과 관련한 잡음을 일축하고 있어서다. 특히 보수 야권 일각에서는 지난 6·11 전당대회 당시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주장했던 '유승민계'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거둬지지 않고 있으나, '유승민계'로 분류됐던 김웅 의원이 출마한 상황에서 이 대표가 출마, 끝까지 단일화하지 않은 것으로도 '자기 정치'를 한 것이라는 시각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의 자유로운 행보와 관련해 "사실 제가 볼 때는 이 대표에게 계파라는 표현이 맞지 않는 것 같다. 있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면서 "특정 집단이 공천에 영향을 미치고 해야 계파인데 이미 당 대표까지 됐으니 자유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또한 여러 가지를 거침없이 한다는 것은 젊은 사람의 특징이 아니겠느냐. 오히려 젊은 사람이 파격 행보를 하지 않으면 '젊은 사람을 뽑아놨더니 늙은 정치인처럼 행동하느냐'고 비판할 수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곧바로 대선 경선이 뒤따라오는 만큼 관심의 집중이 대선 경선·대선으로 이준석이 가세 되는 형국"이라며 "혼자만 노출되면 오래 못 갈 테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같은 지지율 고공세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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