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돌아온 '무지개 행렬'..다시 차별을 넘어
거리 두기 하며 소규모 진행
시민들, 참여자들에 인사도
[경향신문]
성소수자 단체들이 무지개색 마스크를 쓰고 2년 만에 서울 도심을 행진했다.
제22회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차별의 시대를 불태워라’라는 주제로 27일 열렸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회원 등 36명이 서울 중구 숭례문광장에서 2㎞가량을 걸어 한빛광장에 도착했다. 참가자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6개조로 나뉘어 3분 간격을 두고 행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행진기획단만 행진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성소수자단체 회원들도 제한적으로 참여했다.
예년과 달리 방해 집회는 없었다. 무지개 깃발을 등에 메고 지나가는 행진 참여자들을 본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보거나 사진을 찍었다. 차량 스피커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함께 춤을 추는 이들도 있었다. 식당 야외석에 앉아 있던 이들은 참여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한빛광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의 활동가 리나(활동명)는 “올해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떠나보냈지만 떠나간 사람들은 그냥 떠나간 게 아니다.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세상에 살고 싶었는지 우리가 알고 기억하기 때문에 그들은 우리 안에 살아 있다”고 말했다.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공개한 뒤 각자의 자리에서 차별 반대 투쟁을 이어오던 김기홍 전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변희수 하사 등이 올해 잇달아 목숨을 끊었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청어’는 처음으로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회장인 약과(활동명)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성소수자 연대체들도 만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 성소수자 동아리를 시작하는 게 어려울 줄 알았지만 회원 모집을 조기에 마감할 정도로 많은 학우들이 모였다”며 “이렇게 퍼레이드에 와 연대하면서 춤을 추니까 (동아리를) 만들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날부터 다음달 18일까지 67개 참여단위의 온라인 부스를 서울퀴어문화축제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사단법인 설립을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서울시로부터 답변을 듣지 못했다. 사단법인 신청은 통상 20일 내에 처리된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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