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삼성웰스토리 제재에 현대차 MZ 세대 "사내 단체급식 부당지원 조사해달라" 靑 청원

김현주 2021. 6. 2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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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수년간 방계 현대그린푸드 급식업체로 선정
청원인 "오너 일가 사이 내부 거래에 대해 왜 눈·귀 막았는지 엄밀히 조사돼야" 촉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공정거래위원회가 사내 급식 일감을 계열사 삼성웰스토리에 전부 몰아준 혐의로 삼성 그룹에 과징금을 부과하자 현대자동차 그룹 직원도 사내 급식 부당 지원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대차 그룹에서 근무하고 있는 MZ 세대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누리꾼이 올린 이 같은 글(사진)이 올라왔다. MZ 세대는 1980∼2000년대생을 이르는 만큼 이 소개가 사실이라면 간부가 아닌 일반 직원이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누리꾼은 청원글에서 현대차 그룹이 방계인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의 현대그린푸드에서만 급식을 제공받는 이유를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현대차 그룹의 주력 사업은 노동집약적인 특성이 커 모든 사업장에 대규모 급식이 항상 따라다녀야 한다”며 “삼성웰스토리만 향한 공정위의 고발은 더 악독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타 그룹 임직원이 겪고 있는 진짜 고통이 가려지는 처사가 아닐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식사의 퀄리티라도 좋았다면 임직원이 나서서 이렇게 글을 쓰지 않았다”며 “현대그린푸드의 단체급식은 도대체 그 식단가의 구성이 어떻게 된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육체노동이 무엇보다 필요한 산업군에서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은 식사인데, 유치원 부실 급식 사건에 비할 정도로 퀄리티가 엉망”이라며 “수많은 임직원의 불만에도 아직 단체급식은 현대그린푸드에서 변경되지 않고, 매년 ‘깜깜이’로 업체 선정이 연장되고 있다”고 불평을 터뜨렸다.

아울러 “매년 어떤 방식으로 직원 10만명이 넘는 회사의 단체급식 공급사로 선정이 되는지, 먹어야 할 임직원의 선호도 조사는 왜 한번도 이뤄지지 않는지 의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청원인은 또 현대백화점 그룹이 과거 계열 분리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현대그린푸드는 그룹의 단체급식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오너 일가의 사리사욕을 위해 서로 ‘부당지원’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 얘기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구매팀의 자동차 부품업체 선정 업무에서는 그 누구보다 눈에 불을 켜고 공정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왜 오너 일가 사이의 단체급식 내부 거래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막고 있는지 엄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거듭 촉구했다.

공정위는 청원 전날 삼성 그룹이 사내 급식 일감을 전부 몰아주는 방식으로 삼성웰스토리를 부당 지원했다며 시정 명령을 내리는 한편 과징금 2349억원을 부과했다. 아울러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삼성전자를 고발한 바 있다.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이번 과징금은 높은 이익률이 보장되도록 계약구조를 설정해 준 삼성전자 등 4개사와 삼성웰스토리에 내려졌다. 삼성웰스토리가 총수 일가의 핵심 수익원 역할을 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현대차 그룹 급식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관심을 촉구한 이 청원은 27일 들어 동의 400명을 돌파했으며, 특히 MZ 세대가 주축인 현대차 사무·연구직 노조도 조합원에게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4월 공정위, 삼성, LG,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LS, 현대백화점과 함께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을 열고 비조리 간편식 부문에서부터 경쟁 입찰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된 바는 없다. 공정위는 이에 앞서 현대그린푸드가 현대차는 물론이고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등 범현대가 기업의 일감을 오랫동안 수주한 데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질 낮은 단체급식 탓에 외부에서 식사해야 한다는 불만이 누적된 데 대해 현대차 사측은 최근 노조와 식당운영 개선에 대한 협약을 맺고 식재료비를 평균 2720원에서 3500원으로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끼 가격은 6000원 정도인데, 가격 인상안도 환영하지 못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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