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의 함정..해지 뒤 연금보험 갈아타면 수령액 확 줄어

박현 2021. 6. 2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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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 추가납입기능
높은 위험보험료 이미 차감
저축성보험보다 환급률 낮아
CI보험 '사망보험금 선지급'
질병보험보다 보장범위 좁고
종신보험보다 보험료 비싸
저축성보험 초기엔 환급률 낮아
장기유지 아니면 부적합
추가납입기능 써야 수익률 유리

보험은 질병이나 불의의 사고로부터 삶을 보호해주는 기능을 하지만 복잡한 상품구조와 약관 탓에 가입을 해놓고도 보장 내용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주요 상품별로 알면 유익할 정보와 주요 민원 사례 등을 금융감독원 조사역들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다. <편집자 주>

생명보험회사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은 크게 위험보장을 주목적으로 하는 보장성보험(사망보험)과 목돈 마련이나 노후생활 대비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저축성보험·연금보험으로 구분된다. 보장성보험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에 사망할 경우 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으로, 대표적으로 종신보험·정기보험·씨아이(CI·Critical Illness)보험·지아이(GI·General Illness)보험 등이 있다. 생명보험은 가입기간이 길어 월 보험료가 적더라도 총 납입기간으로 따지면 고급승용차 1대 가격에 해당할 정도로 큰 금액이 되는 만큼 보험에 가입할 때 가입 목적과 보험료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선택해야 한다. 특히 계약 초기에 해약할 경우 원금보다 적은 해지환급금을 받게 되는 등 불이익이 커 해지환급금 예시표를 꼭 확인해야 한다.

보장성보험 상품별 장단점 비교

일부 소비자들은 종신보험의 연금전환 기능만을 보고 연금보험보다 종신보험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두 보험은 특성이 많이 다르다. 종신보험은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망보험금 지급을 위한 재원인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비용·수수료)가 차감되기 때문에 10년 이상 보험료를 납입해도 적립금(해지환급금)이 이미 납입한 보험료(원금)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연금전환을 신청하게 되면 종신보험을 해지하고 해지 시 지급되는 해지환급금을 재원으로 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같은 보험료를 납입한 연금보험보다 적은 연금액을 수령할 가능성이 크다.

종신보험의 보험료 ‘추가납입기능’(기본보험료의 2배 이내에서 보험료를 추가로 납입하는 기능)만을 보고 종신보험이 저축성보험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종신보험은 이미 기본보험료(보험계약 체결 시 매달 계속 납입하기로 한 보험료)에서 높은 위험보험료와 사업비가 차감되기 때문에 추가납입보험료를 활용한다고 해도 그 환급률이 위험보험료와 사업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저축성보험의 환급률을 초과하기는 어려운 탓이다.(그림 참조)

종신보험은 피보험자가 사망할 때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반면, 씨아이·지아이보험은 질병이 발생한 경우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선지급한다는 게 기본적인 차이점이다. 또 씨아이보험은 치명적 질병이 발병한 경우, 지아이보험은 좀 더 일반적인 질병으로 진단받은 경우 사망보험금을 선지급한다.

일부 소비자는 씨아이보험이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지급하기 때문에 일반 종신보험보다 항상 유리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씨아이보험은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지급받아 치료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일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종신보험보다 보험료가 약 30~40% 비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씨아이보험은 매우 심각한 질병 등에 걸리거나 그로 인한 수술을 한 경우에만 사망보험금의 일부가 미리 지급된다. 실손의료보험 등과 같은 질병보험에 비해 보장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조한선 금감원 특수보험2팀장은 “소비자들은 가입 목적과 예산 등을 고려해 ‘씨아이보험’ 또는 ‘일반 종신보험+질병보험 동시 가입’ 등 여러 선택지를 꼼꼼히 비교해보고 가입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신보험과 정기보험의 차이점도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정기보험은 보험가입 후 일정기간 동안 피보험자의 사망을 보장하는 보험이다. 종신보험은 보험기간이 평생이라는 장점이 있으나 보험기간이 길다 보니 보험료가 높다. 이에 비해 정기보험은 짧은 기간 동안 사망 보장을 제공하므로 보험료가 저렴하다. 예를 들어 은퇴 이전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의 사망으로 인한 유가족의 경제적 보상을 위해 가입하는 경우라면 보장 기간은 짧지만 보험료가 저렴한 정기보험을 선택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저축성보험 선택시 고려할 점

저축성보험은 납부하는 보험료의 대부분이 일정 이율 또는 자산운용 실적에 연동해서 적립돼 만기 때 환급받는 금액이 납입보험료보다 크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보장성보험에 비해 보장 내역이 제한돼 있고 사고보험금도 적을 수 있다.

일부 소비자는 저축성보험 가입 시 본인이 납입한 보험료 전액이 적립 또는 투자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저축성보험도 납입보험료 중에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가 차감된 금액만이 적립 또는 투자된다. 금감원 곽기문 조사역은 “저축성보험은 은행의 예·적금과 달리 가입 초기(10년 이내)에 상대적으로 낮은 환급률(납입보험료 대비 만기·해지 시점에 돌려받는 금액)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노후자금 마련 등을 위해 장기간 유지할 계획이 아니라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성보험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납입보험료 대비 만기(해지) 시 돌려받는 금액, 비용·수수료 등 공제금액, 적립이율 등이다. 보험다모아(e-insmarket.or.kr)에서 많은 저축성 상품의 상품별 환급률, 공제금액 등을 비교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또 생명보험협회의 상품비교공시(pub.insure.or.kr)에서도 모든 생명보험회사의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저축성보험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은 기본보험료의 2배 이내에서 보험료를 추가로 납입하는 추가납입기능을 활용하는 것이다. 추가납입보험료에는 보험모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인 모집수수료 등 계약체결비용(보험료의 약 2%)이 부과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기본보험료만으로 보험료를 납입하는 것보다 ‘기본보험료+추가납입보험료’로 납입할 경우 계약체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같은 보험료를 내더라도 더욱 높은 환급률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여유 자금이 있는 소비자는 저축성보험에 별도로 가입하기보다는 이미 가입한 저축성보험의 보험료 추가납입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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