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상반기에만 10조 늘어.. "금리 오를라" 곳간 채웠다 [상반기 회사채·IPO규모 모두 늘었다]

김현정 2021. 6. 2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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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그룹 잔액 이달 177조 육박
상반기 순증액, 작년 1년치 두배
"하반기엔 축소, 현금보유량 충분"
정부 지원 늘며 BBB급 이하도 확대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대출을 옥죄면서 올 상반기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폭증했다.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발행을 늘린 결과다. 특히 지배구조 재편, 인수합병(M&A) 등 자금 소요가 커지고 있는 10대 그룹사의 회사채 잔액은 올해 들어서만 10조원 넘게 증가했다.

■10대그룹, 상반기 회사채 잔액 10조↑

27일 코스콤체크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국내 10대 그룹사의 회사채(여전채 포함) 발행 잔액은 176조9792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잔액이 166조608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10조3703억원가량 순증했다. 이는 지난해 연 순증액(5조1445억원)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SK그룹의 회사채 순증액은 3조8586억원으로 10대 그룹 중 증가액이 가장 컸다. SK그룹은 지배구조 재편, M&A, 바이오 사업 투자 등 자금 소요가 커지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0조원 넘는 미국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앞두고 있어 현금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다.

롯데그룹의 순증액은 1조8150억원으로 그다음으로 많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면세점 부문, 영화관 사업 등의 실적악화가 지속돼 계열사들이 조달을 공격적으로 늘린 결과다.

이외 삼성 1조450억원, 현대중공업 9620억원, 신세계 9000억원, LG 8300억원 순이었다. GS는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회사채 잔액이 9조7919억원에서 9조5119억원으로 줄었다.

투자처를 찾으려는 기관투자가들의 필요도 맞물리면서 폭발적 수준의 회사채 증가를 이끌었다. 여기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투자 열풍까지 더해 기업들의 회사채 물량이 소화됐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금리 방향성이 상저하고를 띨 거라는 연초 전망에 따라 1월과 2, 4월 회사채 순증 발행이 폭발적인 모습이었다"며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부분의 빅이슈어는 선제적인 발행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금리가 상승하는 하반기에는 발행량이 상당 부분 축소될 것"이라며 "기업별 차이는 있겠지만 이미 영업 현금보유량이 충분해 자금 소요가 많지 않고 지난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BBB급 이하 비우량채 회사채도 폭증

올해 들어 비우량 기업들 역시 회사채 시장에서의 조달을 대폭 늘렸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실적이 악화된 데다 은행들의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기업들은 시장성 차입으로 몰려든 것이다. BBB급 이하 회사채는 원래 기관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발행이 원활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정부가 저신용 회사채·CP 지원기구(SPV),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 정책성 지원을 늘리면서 비우량 기업들은 시장성 조달을 확대할 수 있었다.

연초 이후 지난 24일까지 BBB급 이하 무보증 회사채(B-이상 BBB+이하·무등급 사채 포함) 순발행 규모는 9조21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동일 등급 순발행액(9조2644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장은 정책 지원의 추가 연장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저신용 회사채·CP 지원기구 만료일이 다음 달 13일로 다가온 만큼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연장 여부를 뚜렷이 밝히지 않은 상태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만약 SPV의 정책적 지원이 종료될 경우 기업들의 조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만큼 정책적 지원을 이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실제 저신용 회사채, CP 지원기구에 조성된 자금 중 잔여 자금은 1조8000억원이나 된다.

시장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취약 부분에 대한 위험 방지를 위해 정책적 지원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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