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 우승' 이준석 "나를 믿고 해낸 첫 승, 우연이 아냐"

최송아 2021. 6. 2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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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투어 데뷔 12년, 98개 대회 만에 첫 우승
"승수 많이 올리며 '톱 플레이어' 되고파..시즌 타이틀도 목표"
우승 트로피 든 이준석 [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천안=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97전 98기' 끝에 감격의 첫 승을 내셔널 타이틀 대회 한국오픈에서 장식한 호주 교포 이준석(33)은 산전수전 끝에 거둔 이번 우승을 계기로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하겠다는 꿈을 밝혔다.

이준석은 27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3회 한국오픈(총상금 13억원)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자회견에서 "우승을 확정하고선 '해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방황했던 시기가 주마등처럼 흘러가더라"고 말했다.

2008년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에서 수석 합격, 이듬해 데뷔한 이준석은 '제이슨 데이의 친구'로 더 유명한 선수였다.

15세 때 호주로 골프 유학을 떠나 호주 대표로 활동한 경력을 지녔는데, 당시 데이와 함께 생활한 인연이 알려지면서다.

화려한 이력에 비해 투어에서 이렇다 할 활약은 보이지 못했다. 오랜 기간 드라이버 입스를 겪으며 국내를 떠나 해외에서 뛴 적도 있고, 돌아와서도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코리안투어에선 이전까지 두 차례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는데, 12년 만에 마침내 우승 갈증을 풀었다.

이준석은 "드라이버 입스로 6년 정도 고생했다. 멘털이 흔들리고 불안감이 저를 지배했다"며 "어느 나라에서든 투어를 뛰려고 했으나 예선 통과에 급급한 골프를 치며 슬럼프를 겪었다. 계속 이 길을 가야 하는지 혼란도 컸다"고 털어놨다.

이어 "해외에서 샷과 정신력을 가다듬고 다시 도전했다. 아직도 불안감이 남아있긴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연습을 하며 자신을 믿기 시작하니 컨트롤이 되더라"며 "우승은 자신을 믿고 따라온 결과다.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의 최종 라운드 경기 모습 [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첫 우승이 쉽게 허락되지는 않았다. 최근 코리안투어의 대세로 떠오른 김주형(19), 이준석만큼이나 첫 승이 절실했던 박은신(31)과의 이날 챔피언조 경쟁은 막판까지 치열했다.

이준석은 16번 홀까지 선두에 2타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17, 18번 홀 연속 버디로 반전 드라마를 썼다.

이준석은 "16번 홀 보기로 2타 차가 된 걸 알고 있었지만, 남은 두 홀 버디를 하면 승산이 있지 않을까 하고 17번 홀 티샷부터 집중했다. 버디 퍼트 라인이 캐디의 생각과 같아 승부처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일이 그렇게 풀렸다"며 "마지막 홀 버디 퍼트는 정말 들어갈 것 같았다"고 되짚었다.

첫 우승을 '특급 대회'인 한국오픈에서 거둘 수 있었던 건 '홈 코스'의 이점을 빼놓을 수 없다.

이준석은 3년째 천안에 살며 우정힐스 컨트리클럽 소속 프로로 연습하고 있다. 올해부터 백을 멘 캐디도 우정힐스 연습생 출신이다.

이번 대회 그는 1, 2라운드 공동 선두, 3라운드 단독 선두에 이어 마지막 날까지 선두를 지켜냈다.

이준석은 "코스 레이아웃이 많이 바뀌어 제가 알던 곳으로 보내면 깊은 러프더라. 그래도 그린에선 다른 사람들보다 편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우승 확정 뒤 동료들이 뿌리는 물을 맞으며 기쁨을 만끽한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가족 얘기를 할 때는 울컥해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준석의 우승 세리머니 [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준석은 "골프에 미쳐있는 제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가족들이 많이 도와줬다. 아내는 일하며 아이들을 돌보고, 장모님도 도움을 많이 주셨다"며 "덕분에 오늘의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호주에 계신 어머니가 함께하실 수는 없어서 아쉽지만, 소식은 분명 들으셨을 거다. 더 효도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기만성' 이준석의 꿈은 '첫 승'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이번 시즌 다승을 포함해 최대한 많은 승수를 올려 한국에서 '톱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다. 상금왕이나 대상 등 타이틀 1위도 해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4억을 따내 상금 순위 2위로 올라선 그는 "아직도 우승이 실감 나지 않아 상금을 어떻게 쓸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통장에 실제로 들어와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좀 더 마음 편하게 투어에 뛸 수 있도록 쓰겠다"며 웃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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