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무고사가 'K리그 선배' 데얀에게.. "ACL 기록 깨!"

박병규 2021. 6. 2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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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창원] 박병규 기자 = 인천 유나이티드의 공격수이자 몬테네그로 국가대표인 스테판 무고사가 같은 국적이자 K리그 레전드인 데얀의 아시아 정상 등극을 응원했다. 데얀은 이동국과 함께 총 37골로 AFC 챔피언스리그(ACL) 최다 골 타이에 이름을 올렸고 기록 경신을 앞두고 있다.

‘파검의 피니셔’, ‘송도 무씨’ 등 다양한 별명으로 인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무고사를 창원 전지훈련에서 만났다. 2018년 인천에 발을 내디딘 후 어느덧 한국살이 4년 차가 된 무고사. 웬만한 한국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한국 음식을 사랑하고 문화를 좋아한다.

그는 올 시즌 초, 부친상을 당해 고국에 다녀온 뒤 한국에 돌아왔지만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자가격리 기간을 포함해 치료까지 약 한 달을 병원에 머물러야 했다. 다행히 무증상 확진자라 한시름 걱정을 덜었고 구단도 그의 빠른 쾌유를 빌며 다양한 식단을 제공했다.

특히 한식과 양식을 번갈아 가며 제공했는데 무고사의 평소 식습관을 고려해 좋아하는 음식들로 구성했다. 무고사는 “이젠 웬만한 한국음식을 다 좋아한다. 매운 음식이나 김치도 잘 먹고 한국식 바베큐(삼겹살, 갈비 등)도 즐겨 먹는다. 또 갈비탕, 잡채, 된장찌개도 좋아하며 쌈장도 엄청 좋아한다”라고 했다.

이번 여름 전지훈련에선 영어 통역사가 없었다. 하지만 오랜 한국 생활로 간단한 용어는 이해하는 편이다. 조성환 감독은 “무고사와 대화를 많이 하지 않는다”라며 웃으며 농담했지만 이내 “워낙 베테랑이고 한국에 오래 있어 축구 용어는 다 통한다. 그리고 너무 프로페셔널해서 굳이 말이 필요 없다. 행여 알아듣지 못해도 눈치가 빨라 주변을 둘러보며 금세 캐치해낸다”라고 했다.

무고사 역시 “맞다. 다 알아듣고 동료들과 농담까지 주고받는다. 한국에 4년이나 있었는데 느낌으로 알 수 있다. 힘들 땐 영어를 사용하는 스태프나 동료들이 알려 준다. 축구 용어를 쓰면 훈련 때나 경기장에서 대화가 통한다"라며 웃었다.

무고사는 K리그에 오기 전 자국 리그를 포함하여 독일 2.분데스리가(2부 리그)를 거쳤다. 하지만 독일에선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는 당시에 대해 “몬테네그로 리그에서 독일로 바로 이적해 어려움을 겪었다. 몬테네그로 리그도 좋지만 분데스리가 2부 리그는 더 높은 위치다. 그래서 적응도 필요했다. 내게는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더 향상되기 위해 훈련도 엄청 했다”라며 회상한 뒤 “이후 몰도바 리그 이적 후 많은 골을 넣으며 K리그로 이적했다.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현재도 노력을 많이 하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성장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노력 덕분이었을까? 그는 어느덧 K리그에서 98경기 47득점 10도움을 기록하며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인천 팬들의 사랑도 듬뿍 받고 있다. 최근에는 고국인 몬테네그로 국기까지 들고 와 응원하는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을 보았다.

무고사는 “진짜 생각지도 못했다. 외국인 선수에게 이렇게 많은 사랑을 주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항상 너무 고맙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더 좋은 모습을 경기장에서 보이고 싶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한국에 머무르며 스타가 될 것이라 예상했는지 묻자 “절대 아니다. 당시 한국은 내게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아시아라는 대륙, 완전히 다른 문화와 음식, 시차 등 모든 것이 새로웠다”라고 했다.

당시 K리그 인천으로의 이적 제안을 받았을 때 어땠는지 묻자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후 그는 “대표팀 동료인 데얀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매우 좋은 인상이었다. 데얀은 12년 동안 K리그에 있었으며 레전드였다. 그래서 데얀에게 한국에 대해 물었고 그는 주저하지 않고 ‘걱정하지 말고 무조건 오라. 한국은 정말 좋은 곳이다’라며 많은 조언을 주었다”라고 했다.

축구 인생을 바꾼 데얀과 현재도 연락을 취하는지 묻자 “당연하다 우린 자주 통화한다”라고 한 뒤 “그는 홍콩에서 아주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고 지금 ACL 최다 득점자를 노리고 있다. 알다시피 데얀은 아시아 축구에서 레전드다. ACL 기록을 깰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40세인데 여전히 몸놀림이 좋고 팀을 승리로 이끈다”라며 칭찬했다.

인터뷰 당일이 데얀의 ACL 첫 경기를 앞두고 있던 터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달라 부탁하자 “우선 건강을 잘 챙겼으면 좋겠고 ACL 첫 경기에서 단번에 해트트릭을 기록하여 최다 득점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꼭 1위가 되어야 해! 최소 3골이야!”라며 응원했다.

무고사의 진심이 전해졌을까? 데얀은 지난 24일(한국 시간) 포트FC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한 골을 기록하며 이동국과 타이를 이루었고 남은 예선에서 한 골 이상을 추가하면 최다 득점자가 된다. 데얀이 속한 킷치SC는 27일 밤 11시에 세레소 오사카와 맞붙는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골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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