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스 방황 떨치고 한국오픈 우승한 이준석, "참고 참으니 내게 기회가 왔다"
[스포츠경향]
코리안 투어 데뷔 13년 만에 감격스런 우승을 따낸 호주 교포 이준석(33)은 호주 국가대표 시절 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와 같은 팀원이었다는 경력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아마추어 시절은 2005년 미국 세계주니어 옵티미스트 인터내서널에서 우승하고, 코리안 투어 Q스쿨 1위를 차지하며 2009년 프로에 데뷔했을 때만해도 앞길은 창창하게만 보였다.
하지만 의욕에 찬 출발을 한 그해부터 그는 드라이버 입스에 시달렸다. 입스(Yips)란 실패에 대한 불안감, 주위에 대한 지나친 의식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신체 문제다. 원인이 불분명해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도 쉽지 않은 고질병이다.
이준석은 우승후 인터뷰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한 그 해 입스가 시작돼 6년 정도 심하게 고생했다”면서 “2017년부터 입스 느낌이 좋아졌고, 조금씩 성적이 따라와줘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적이 나지 않을 때는 정신적으로 방황을 많이 했고, 이 길이 정말 가야할 길인가 하는 고민으로 정체성에 혼란을 겪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아직도 중요한 고비에서는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지 못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나를 믿고 플레이 하게됐고 서서히 컨트롤이 됐다.”
지난해 매경오픈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해 자신감을 회복한 이준석이 완전히 일어섰다는 증거는 줄곧 선두를 달린 이번 대회, 특히 마지막 두 홀에서 증명됐다. 16번홀까지 2타차 3위였던 이준석은 “마지막 두 홀에서 버디, 버디면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역전 드라마를 설명했다. “17번홀에선 우선 티샷으로 페어웨이를 지키자는 전략을 세웠고, 11m를 남긴 버디 퍼트때는 캐디와 상의한대로 공이 신기하게 들어갔다”고 했다. “18번홀(파5) 티샷 때 다리에 쥐가 살짝 난게 거리가 덜 나면서 페어웨이를 지켰고, 투온 전략을 수정한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마지막 우승퍼트를 자신있게 집어넣은 그는 “오늘의 우승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고 자신있게 말한뒤 “4억원이란 우승상금이 실감나지 않는데, 빚도 좀 갚고 좀 더 여유있게 투어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난10대 돌풍의 주역 김주형, 퍼트 등 쇼트게임이 뛰어난 박은신과 역대급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승리한 이준석은 “두 후배 모두 좋은 선수들이지만, 내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며 버틴 게 마지막 역전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입스와 불안감으로 시달리던 예전의 이준석이라면 도저히 해낼 수 없었던 대역전극으로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천안|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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